흰 마스크에 해골 옷을 입은 여성과 어린이 10명이 “에이즈,” “매춘,” “아동학대”라고 쓰인 은빛 옷을 휘날리며 춤을 춘다.
이 춤과 함께 5월 18일 마닐라 동북쪽 케손의 착한목자수녀원에서는 에이즈 촛불추모제가 열렸다.
이 행사는 마리 솔다드 페리피난 수녀가 마련했는데, 그녀는 매춘여성과 이들의 자녀들을 돌보는 쉼터를 운영하는 NGO, ‘여성착취에 반대하는 제3세계운동’과 함께 일한다.
올해로 25회째인 촛불추모제는 매년 5월 셋째 주 일요일에 열리며, 세계보건협의회에서 추진한다. 이 협의회는 스스로를 “전 세계 보건 상태를 개선함으로써 생명 보존에 투신하는” 국제연대라고 한다.
착한목자수녀들과 TW-MAE-W 쉼터 이용자들, 세계보건협의회 및 다른 NGO 직원들, 그리고 이곳 그리스도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데오그라시아스 이니게스 주교(칼루칸교구)가 TW-MAE-W의 여러 쉼터들에서 지내다 숨진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특별미사를 주례했다.
이니게스 주교는 강론에서 참석자들에게 에이즈로 고생하는 사람들과 이들의 가족들에 대한 연민을 잃지 말라고 요구했다. “제25회 촛불추모제가 성부의 사랑과 성자의 연민, 성령의 지혜를 간구하는 삼위일체대축일에 열린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미사 동안 참가자들은 TW-MAE-W 쉼터들에서 지내다 죽은 에이즈환자 14명을 추모하기 위해 빨간 리본을 매단 초에 불을 밝혀 제단 아래 놓았다.
페르피난 수녀는 이들 14명 가운데는 2002년 5월에 숨진 미카엘(10)이라는 소년도 있는데, “이 아이는 이미 4살 때 에이즈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UCAN통신에 미카엘은 엄마에게서 병을 옮았고, 그의 엄마는 한 고객에게서 에이즈를 옮았다고 말했다.
촛불추모제국제자문위원회 지역간사인 그녀는 에이즈에 걸린 여성 대부분이 배우자에게서 병을 옮는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에이즈 환자들을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이들을 열린 마음으로 따뜻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미사가 끝난 뒤 케손에 있는 한 TW-MAE-W 쉼터인 나사렛 홈을 방문해, 이제 매춘에서 손을 뗀 여성 수용자들과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TW-MAE-W 쉼터들은 수용자들에게 미용술, 초 만들기, 바느질, 컴퓨터 기술 등을 가르친다.
이곳을 거쳐 간 레니 타보라는 UCAN통신에 생계를 도와주기 위한 이 훈련프로그램을 통해 “바느질”을 배웠다고 말했다. 현재 그녀는 TW-MAE-W 쉼터들에서 보건교사로 일한다.
5월 23일에는 마닐라에서 별도로 촛불추모제가 열렸다.
여기에는 소녀, 여성, NGO 21곳이 모인 에이즈네트워크, 정부기구, 그리고 후원단체들이 참가했다.
이 날 행사에서는 에이즈 환자단체와 보건부의 메시지가 낭독됐으며, 에이즈로 죽은 사람들을 상징하는 덮개를 활짝 펼치며 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예식도 있었다.
세계보건협의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촛불추모제의 목적은 “세계를 대상으로 에이즈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는 데” 있다. 올해 주제는 “결코 포기하지 마라. 절대 잊지 마라”다.
한편, 한 상원의원은 최근 여성과 아동의 에이즈보호법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법은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해 임신부와 신생아를 대상으로 에이즈검사를 하도록” 요구한다.
보건부 에이즈등록소의 2008년 2월 보고에 따르면, 필리핀은 1984년 이래 787명이 에이즈에 걸렸으며, 이 가운데 308명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