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산시성에서 한 사제가 올림픽성화 봉송주자로 나선 데 대해 가톨릭신자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타이위안교구 총대리이자 원죄없으신 잉태대성당 주임인 멍닝여우 신부(45, 바오로)는 타이위안의 성화 봉송주자 208명 가운데 122번째 주자로 참가했다. 타이위안은 베이징 서남쪽 400km에 있는 주요 산업도시다.
성화 봉송 티셔츠를 입은 멍 신부는 황하 지류인 펀허를 따라 난 도로를 달렸다.
성화 봉송을 텔레비전 생중계로 지켜본 몇몇 가톨릭신자들은 UCAN통신에 텔레비전 앵커가 멍 신부를 2007년 타이위안 인민대표대회 부주석에 선출된 타이위안대성당 주임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 날 아침 39km에 이르는 성화 봉송은 무리 없이 진행됐다.
멍 신부는 타이위안에서 성화 봉송에 참가한 유일한 종교인이었으며, 지난 5월 4일 중국 본토에서 성화 봉송이 시작한 이래 가톨릭사제로는 그가 처음이다.
그는 6월 26일 UCAN통신에 자신이 불교와 가톨릭, 도교, 이슬람, 개신교의 5종교를 대표해 성화 봉송주자로 나선 것은 종교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는 사랑과 형제애라는 올림픽 정신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특별한 방식으로 가톨릭교회가 더 이상 소외 집단이 아니라, 사회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집단임을 알리게 된 것은 바로 하느님의 뜻이 있어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국에서는 10만 명을 선발해 길가에 늘어서게 했으며, 특별팀을 구성해 성화 봉송주자들을 연호하게 했다. 성화 봉송 동안에는 사람들의 야외 활동도 금지시켰다.
타이위안의 몬테코르비노대신학교에서 가르치는 한 사제는 UCAN통신에 멍 신부가 봉송주자로 나선 것은 “우리 가톨릭신자도 똑같은 중국인이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이곳의 가톨릭신자들은 소수라서, 어떤 시골지역에서는 불의와 차별을 겪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타이위안교구는 인구 300만 명 가운데 가톨릭신자는 8만 명이다.
몇몇 신학생들도 UCAN통신에 멍 신부가 봉송주자로 참가한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당국에서 그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을 너무 조심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른 봉송주자들은 텔레비전 화면에 이름과 생년월일, 회사나 학교가 소개됐지만, 자신들의 철학교수인 멍 신부는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멍 신부가 성화를 넘겨받아 달리는 장면이 채 1분도 나오지 않았는데 텔레비전 카메라는 다른 장면을 비췄다. 그러다 멍 신부가 다음 주자에게 성화를 넘겨줄 때 다시 등장했다.
이들은 멍 신부의 모습이 너무 짧게 나와, 그가 봉송주자로 참가는 했지만 이곳 교회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텔레비전 중계를 지켜본 성이 류인 한 원로 평신도는 UCAN통신에 멍 신부가 참가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를 직접 보고 싶었지만, 참관자로 선택받지 못해 다른 사람들처럼 텔레비전으로 지켜봐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멍 신부의 참가가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가톨릭사제가 아니라 인민대표대회 부주석 자격으로 참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타이위안교구 사제인 우진웨이 신부(안토니오)는 6월 26일 UCAN통신에 열심한 가톨릭신자 류궈핑(45)도 11번째 주자로 참가했는데, 오리농장을 운영하는 그는 2007년에 타이위안 모범노동자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류는 성화 봉송이 끝난 뒤 UCAN통신에 농업 부문을 대표해 참가했으며, 봉송 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가톨릭신자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화 봉송에 가톨릭인 두 명이 참가한 것은 교회에 영예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화 봉송으로 올림픽 성화는 모두 18개 성과 직할시를 통과했다. 그리스에서 시작한 성화 봉송은 전 세계 여러 나라를 거쳐 홍콩과 마카오를 지나 중국 본토에 들어왔다. 성화 봉송은 8월 8일 올림픽 시작 전에 베이징에서 끝나게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