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데리고 나온 한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며 비통하게 울부짖는 가운데 멀지 않은 곳에 술에 취한 남편이 칼을 들고 서 있었다.
라오악에 있는 자기 집 앞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지켜보던 가톨릭신자 루세나 카스티요(45)는 복잡한 문제에 얽혀들기 싫어 그대로 방문을 닫아 버렸다. 가정문제는 자기들끼리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녀는 10월 25일 여성과 아동에 대한 관심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다.
마닐라 북쪽 400km의 라오악에 있는 성 아놀드 얀센 사목회관에서 라오악교구 사회행동센터가 마련한 이 세미나에 참석한 뒤 그녀는 생각을 바꾸게 됐다.
그녀는 UCAN통신에 2004년의 여성과 자녀에 대한 폭력방지법에 관한 미라 실라 날룹타-바르바 검사의 강연을 듣고 나서 문제를 달리 보게 됐다고 밝혔다.
세미나에는 라오악교구 28본당에서 온 100여 명이 참석해 법조항과 가족계획, 이주의 사회적 영향, 그리고 여성과 아동의 필요와 관심에 대응하기 위한 본당 부서 설립계획 등을 논의했다. 대부분이 여성 교리교사, 평신도 선교사, 학생이었다.
주제 발표는 라오악교구 가정생명위원회와 사회행동센터 위원, 그리고 주정부 사회복지개발부 관리들이 했다.
사회행동센터 소장 레오나르도 루이스 신부는 UCAN통신에 이번 세미나의 첫째 목적은 각 본당의 여성부 설립으로서, 세미나 참석자들이 이 부서의 수장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또한 가정에서 학대당하는 사람들,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 상담기술과 함께, 여성과 청소년을 위해 일하는 개인과 단체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법도 배웠다.
세미나에서 루이스 신부는 2006년 교회의 한 조사자료를 인용해, 많은 본당에서 제기되는 문제 가운데는 어머니는 외국에 나가 일하고 자녀는 일거리가 없는 아버지가 맡아 키우는 가정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 둔 어린이도 있고 자녀를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들도 있다.
교구 관리들은 각 본당을 대상으로 본당 이주사목부와 협력해 여성과 어린이를 전담하는 인력을 배치하도록 요청해 놓은 상태다. 루이스 신부는 본당 여성부는 주정부 사회복지부와 피해 가정을 돕는 정부 및 민간 기구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들에게 전문적인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본당 여성부는 가정폭력과 이주 문제에 대한 본당신자들의 인식을 높이는 일을 하고, 또한 여성과 어린이 관련 문제를 규명하고 지역사회에서 이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는 일도 하게 된다. 그는 본당 지도자들에게 실제적인 행동계획을 입안하는 데 지역사회 구성원들도 참여시키라고 당부했다.
루이스 신부는 학대나 폭력 사건이 문화적 금기 등의 이유로 신고되지 않으면 현재로서는 “어떤 조치를 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그래서 여성과 어린이를 돕는 이들은 법률 자문에만 중점을 두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본당 여성부는 가정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 문제를 예방하고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불거지기 전에 해결되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 참석자인 코라손 바가리노(43)는 UCAN통신에 배우자가 외국에 나가 일하는 관계로 부부가 떨어져 살아야 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부정행위 같은 문제를 본당 여성부에서 맡아 해결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종교 교사인 그녀는 또한 청소년들이 나쁜 친구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공부에 전념하도록 도와주기를 바랐다.
본당 교리교사로 일하는 마릴린 불라타오(21)는 여성부에서 일하게 될 사람들이 “위선자가 되지 말고 자신들이 말하는 바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벨마 크리스토발(24)은 여성부가 사람들의 영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행사를 마련하고 젊은이들이 혼전 성관계를 멀리하도록 도와주고 낙태를 하지 않도록 이끌어 줬으면 한다는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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