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주(48, 요한)은 평소보다 힘든 하루를 마칠 때면 쉽게 짜증을 부리고는 했다. 그러나 온라인 성서 읽기와 나눔을 시작하고 나서는 달라졌다.
가정의학과 의사인 그는 “날마다 많은 환자를 만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술을 마시거나 아내와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식으로 풀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세 자녀를 둔 그는 지금은 술도 끊고 집안일까지 한다. 그는 UCAN통신에 3년 전 시작한 온라인 “성서백주간” 프로그램이 자신을 이렇게 바꿔 놨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먼저 경험해 본 아내의 끈질긴 권유로 자신도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들 부부는 청주 산남동성당에 다닌다.
청주교구 성모성심성당 주임 이중섭 신부(마태오)는 2005년 11월에 본당에서 하는 성서백주간에 참석할 여력이 안 되는 신자들을 위해 온라인 성서백주간(cafe.daum.net/catholicbible100)을 시작했다.
본당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성서백주간은 1974년 일본에서 마르셀 르 도르즈 신부(파리외방전교회)가 시작했으며, 한국에는 1992년 장익 주교(요한, 춘천교구)가 들여왔다.
본당에서 하는 성서백주간은 2시간 정도 진행되며, 시작기도로 시작한다. 이어 집에서 읽어온 성서 대목을 복습하는 시간을 가진 다음에 성서백주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성서를 읽고 느낀 점이나 체험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만, 다른 사람의 느낌에 대해서는 비판이나 평가는 절대로 피해야 한다. 그 뒤 모임 지도자는 성서 대목의 요점을 정리해 주고 다음 모임까지 읽어 올 범위를 간단한 설명과 함께 알려준다. 이어 마침기도로 모임을 마무리한다.
온라인으로 하는 성서백주간도 마찬가지로 진행되지만, 참가자들은 이런 과정을 모두 글로 써서 올려야 한다. 시작기도부터 성서 구절에 대한 느낌, 그리고 마침기도까지.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차이는 이 신부가 복습 대신으로 내는 질문에 답변을 글로 써서 함께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어볼 수는 있지만 논평을 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신부 혼자만 댓글을 달 수 있다.
성서백주간 지도신부 최승정 신부에 따르면, 성서백주간은 구약 76주, 신약 45주 해서 성서 전체를 다 읽는 데 모두 121주가 걸린다.
파리가톨릭대학에서 성서신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 신부는 현재 인터넷으로 진행하는 성서백주간 프로그램에서 110명으로 된 4팀을 이끌고 있다.
이 신부는 11월 21일 UCAN통신에 성서주간을 맞아 신자들에게 권할 만한 가장 훌륭한 성서 읽기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1985년부터 신자들에게 성서를 가까이 하도록 권장하는 의미에서 매년 연중 마지막 주일(그리스도 왕 대축일)과 대림 제1주일 사이에 성서주간을 지낸다. 올해는 11월 23-29일이다.
온라인 프로그램 참가자, 이장립(47, 가브리엘)은 2004년 가족과 함께 세례를 받고 나서 하느님 말씀에 심한 갈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부산 다대성당 신자인 그는 2007년에 성서백주간을 시작하기 전에는 자신이 “무척 완고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선입견을 갖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들으려고 노력한다.
그에 따르면, 매주 성서 구절에 대한 느낌과 이 신부의 질문에 답변하는 글을 꾸준히 쓰다 보니 어느덧 이렇게 변해 있는 자신을 보게 됐다고 한다.
최 신부는 성서백주간은 2001년 서울대교구에서 공식 승인했으며, 본당신부의 요청이 있으면 봉사자 40명이 전국 본당으로 파견돼 본당 봉사자를 양성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현재, 전국 124본당에서 1121팀, 8813명이 성서백주간을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2007년 말 현재 16교구에 1511본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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