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성모병원에서 계약 해지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한 미사가 성탄 전날 강남 성모병원 밖에서 열려, 100여 명이 참석했다.
12월 24일 열린 미사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천정연)에서 마련했다. 성모병원은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한다.
미사를 집전한 호인수 신부(베네딕토, 인천교구)는 강론에서 “이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강남, 그리고 일류 성모병원과 교회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거부하고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가톨릭사제로서 죄책감을 느끼며 진심으로 사죄한다. 우리가 예수의 탄생을 통해 하늘과 땅의 일치를 기념하는 것처럼, 병원과 노동자들도 하나가 되기를 간청한다.”
계약 만기된 노동자 28명 가운데 한 명인 이영미는 UCAN통신에 노동자들은 계약 만기된 9월 30일부터 병원 로비에서 항의농성을 계속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노동자들이 수없이 병원 측에 의해 끌려 나갔다면서,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낸 성모병원은 11월 7일부로 노동자들의 병원 건물 출입을 금지하는 판결까지 받아냈다고 덧붙였다. 이영미는 이에 앞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표로 선출됐다. “병원 측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싸움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해고된 28명은 한국의 비정규직노동자와 마찬가지로 파견노동자로서 파견업체에 고용됐다. 파견업체는 다시 이들을 여러 회사에 파견하며, 파견받은 회사에서는 노동자가 아닌 파견업체에 임금을 지급한다. 노동부에서는 기간제 노동자와 단기제 노동자 모두를 비정규직으로 규정한다.
2006년에 개정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령]에서는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이들을 직접 고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영미는 “실질적으로 병원에서 해고한” 이들 28명 가운데 20명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가 파견노동자로서 새 일자리를 얻는다 해도 사업주는 법을 악용해 2년 안에 우리를 해고할 수 있다. 바로 성모병원이 우리에게 이렇게 한 것이다.”
마지막 남은 8명 가운데 한 명인 박정화는 성모병원이 법을 악용했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미사 참석자들이 보여준 지지와 기도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에 시작한 미사에서, 박순희 천정연 의장은 가톨릭은 수익을 우선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교회에서 운영하는 성모병원이 탐욕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신자로서 너무도 창피해서, 이 문제를 다른 가톨릭 활동가들과 논의하게 됐다”고 말하고, “그래서 성탄 전야에 노동자들을 위한 미사를 드리기로 결정했는데, 미사를 집전하겠다는 신부가 없었다. 수소문 끝에 겨우 호 신부를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사 뒤에 몇몇 해고된 노동자들은 UCAN통신에 자신들의 힘들었던 싸움에 대해 얘기했다.
홍석(미카엘)은 “성탄절을 이렇게 보내게 돼 정말 마음이 아프고 절망스럽다”고 탄식했다. “내게 있어 성탄절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때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렇게 했다. 그래도 이 미사를 통해 싸움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천성자는 그간의 싸움은 8살 된 그녀의 아들에게도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동료들 때문에라도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끼리 서로를 많이 의지하는데, 지금 우리에게는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강남성모병원 임인희 인사관리팀장은 12월 26일 사전에 미사에 대해 통지받은 게 없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성모병원에서는 누구도 재고용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성모병원에서는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파견근로자 14명을 새로 고용하고, 정규직을 재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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