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용산 철거민들의 농성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여러 명이 죽자, 교회 단체들이 재개발 사업과 강제 철거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는 1월 22일 성명을 발표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국가 공권력이 오히려 폭도를 진압하듯 물대포와 특공대를 동원해 폭력 진압했다”고 주장했다.
빈민사목위는 세입자들과 합의 없이 시행되는 모든 재개발 사업의 중단과, 경찰특공대 투입을 승인한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지난 1월 20일 용산의 4층짜리 건물에 경찰특공대가 투입돼 재개발 사업에 항의하는 세입자 40여 명을 진압했다.
진압 과정에서 세입자들이 건물 옥상에 세운 5미터 높이의 망루에 불이 나 무너져 내리면서, 세입자 5명과 특공대원 1명이 현장에서 죽고 20명이 다쳤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세입자들이 1월 19일 농성을 시작하기 전 많은 양의 시너를 쌓아놓았으며 시너로 만든 화염병을 경찰을 향해 던졌다고 한다.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에 따르면, 용산 세입자 2명과 전철연 회원으로 다른 재개발 지역 세입자였던 3명이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빈민사목위는 성명에서, 인간의 목숨과 존엄성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사회 풍조를 비난하고, 철거용역이 휘두르는 폭력을 방조하고 세입자들의 폭력 방화 행위에 대해서만 영장을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찰에서는 세입자들이 폭력을 행사하고 화염병과 돌을 던져 주변의 시민들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빈민사목위원장 이강서 신부(베드로)는 이번 참사로 정부가 주도하는 재개발 사업이 도시빈민이 아닌 몇 안 되는 부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1월 28일 “재개발 사업으로 세입자들은 살 곳을 잃어버렸다. 이런 비극은 서울의 다른 빈민지역에서도 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재개발 지역 주민의 80퍼센트는 세입자라고 했다. 그는 세입자들은 “자신들에 대한 올바른 정책이 없기 때문에” 당국과 협상을 통해 새 집을 구하거나 보상을 더 받고 싶어 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도 1월 20일 성명을 발표해 “무모하고 어설픈 과잉 진압”으로 철거민과 경찰의 목숨까지 앗아간 이번 참사에 깊은 유감을 밝혔다.
교회협은 성명에서, “이번 참사는 신자유주의 정책 노선을 최우선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현 정권과 이에 부응하는 공권력의 과잉 충성에서 비롯됐다”고 비난했다.
교회협은 반인권적 강제철거의 즉각 중단과 함께 서울경찰청장의 파면을 요구했다. 또한 정부에는 빈곤계층에 대한 주거권, 생존권을 비롯한 사회 안전망의 조속한 구축과 사망자와 부상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촉구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