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땅을 구입해 가난한 농민에게 나눠주는 것에 반대하는 역풍이 이는 가운데도 주교들이 농지 개혁에 대한 압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라몬 아겔레스 대주교(리파대교구)는 1월 26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포함한 주교 74명은 글로리아 마카파갈-아로요 대통령에게 성명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공동결의를 반드시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작년 12월 21일 상하 양원을 통과한 이 공동결의는 종합농지개혁프로그램(CARP)을 6달 더 연장하기로 했지만 정부가 새 농지를 구입해 땅이 없는 실경작자들에게 나눠주는 사업은 금지시켰다. CARP는 작년 12월 31일로 만료될 예정이었다.
아겔레스 대주교는 농지개혁부령 019-01804호는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별도 공지가 있기까지 모든 토지에 대한 처리가 연기된다.
따라서 이미 모든 절차가 끝난 토지의 소유이전도 중단됐으며, 정부의 새로운 토지 구입마저도 전면 중단됐다.
주교들은 농지개혁 수혜자들과 지주들이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농촌지역에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빈센트 나바라 주교(바콜로드교구)와 브로데릭 파비요 보좌주교(마닐라대교구)도 필리핀주교회의 홍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필리핀주교회의 사회행동위원회 위원장인 파비요 주교는 기자들에게 비록 정부가 약속과 법을 지키지 않았지만, 대신 주교들이 “희망”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주교들은 진정한 토지개혁 요구를 결코 중단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사회 문제 해결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하느님나라가 올 것을 알고 있기에 세상을 보는 우리의 시각은 일반인과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의 관심은 오직 우리가 하느님나라의 구성원이 될 것인지 아닌지에 있다”고 밝혔다.
파비요 주교는 필리핀주교회의는 단지 성명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 관리와 농민, 시민단체들과 모임을 갖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정의를 세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1월 21일 농지개혁부 관리와 대통령 법률자문을 만나 대통령에게 공동결의를 거부하게 하라고 촉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주교들은 이에 좌절하지 않고 정부와 농민이 서로 합의에 이를 때까지 이들과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토니오 레데스마 대주교(예수회, 카가얀데오로대교구)는 기자회견장에서 1월 24-25일 마닐라에서 열린 필리핀주교회의 제98차 정기총회 성명서를 읽었다. 성명서에서는 2008년 7월에 있었던 제2차 전국농촌대회를 언급했다.
주교들은 성명서에서 “사랑하는 우리나라에 가난이 판친다”면서, 특히 농촌지역이 극심하다고 말했다.
“농촌의 가난에 체계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도시의 가난은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주교들은 가난한 이들과 계속 대화하고 부정부패와 맞서 싸우고 기초교회공동체 건설에 힘을 보태고 CARP 실행을 위해 공무원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더 많은 기구에서 평화와 정의 문제를 다루게 하고 환경 보호에 앞장서며 더욱 “가난한 이의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통합적인 복음화와 사회개혁을 위해서도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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