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수도 딜리 외곽의 베쿠스에서 어슬렁거리는 깡패들의 모습은 딜리뿐 아니라 동티모르 전역의 모든 경찰관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이곳의 깡패 중 몇 명이 성가대를 구성해 성당에서 노래를 불렀다. 예수성심성당에서 4월 19일 주일미사 때 처음으로 성가를 부른 것이다.
몇 주 전 한 본당 교리교사가 이들에게 다가가 성가대를 한번 해보라고 제안하고 나서 이런 변화가 일어났다. 조금 망설이기는 했지만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딜리에서 유명한 발리드성당의 성 체실리아성가대에게서 교육을 받았다.
미사가 끝난 뒤, 깡패 두목 주앙 파울루 다 실바(25)는 성가대가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자신을 비롯한 동료 깡패들은 저녁이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면서 이웃에게 행패를 부리고는 했는데, “이렇게 미사에서 노래하니 훨씬 좋다”고 했다.
실바는 전에는 미사가 너무 지루하게 느껴졌는데, 성가대가 돼 깡패 짓을 그만둔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깡패 출신 성가대원 주앙 디아스(24)는 자신들은 저녁이면 늘 술을 마시고 사고를 치고는 했는데, 이런 행패는 이제 과거의 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본당신자들은 깡패 출신들의 이런 변화를 놀라워하면서도 반가워했다.
이웃에 사는 페드로 다 크루스(57)는 “말썽꾸러기들”이 미사 때 노래 부르는 것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군인들의 충돌로 딜리를 포함한 여러 지역이 폭력으로 얼룩졌던 2006년 사태 때는 깡패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집을 불태우고 약탈을 일삼았다고 지적하고, 지금은 성가대원이 된 이들 깡패 중 몇몇도 “당시 분쟁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됐었다”고 덧붙였다.
“이 아이들이 계속 이 길로 갔으면 좋겠다.”
본당신자인 마리아 파티마(18)는 이들의 변화된 모습이 기쁘다고 말하고, 이들이 새롭게 발견한 관심사를 통해 신앙이라는 결실도 거두기를 바랐다.
작년에 본당신부는 깡패들이 직접 성탄 구유를 만들지 못하게 했다. 보통 이들은 성탄미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구유 주위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놀기 때문이다.
동티모르는 2002년 5월 20일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했다. 인구 100만 명 가운데 95퍼센트가 가톨릭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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