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의 인권운동가가 스리랑카 민족분쟁 희생자들에 대한 봉사로 2009년 지학순정의평화상을 받았다.
4월 21일 세종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마리우스 룩샨 페르난도는 “이런 상을 받게 돼 무척 기쁘고 영광”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히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살해되고 있어 슬프다”고 했다.
1997년에 고 지학순 주교(다니엘, 원주교구)를 기리고자 시작한 이 상은 올해로 12회를 맞았으며, 시상식에는 인권운동가와 교회 일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상금은 1만 달러다.
지 주교는 1974년 박정희 유신독재정권을 비판하다가 감옥에 갇혔으며, 한국천주교회 정의구현 활동의 중심인물로 활동하다가 지난 1993년에 72살로 숨을 거뒀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그의 정신을 따르는 이들을 기리기 위함이다.
페르난도는 2007년부터 스리랑카의 “법, 사회, 신뢰”(Law & Society Trust)에서 분쟁 중 인권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 책임자로 있으면서, 싱할리인이 이끄는 정부에 체포되거나 살해된 이들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이를 유엔에 알리는 일에 투신하고 있다.
그는 국제가톨릭학생연합회 아시아간사와 스리랑카 카리타스(Caritas-SEDEC) 평화사무국 책임자를 맡은 바 있다. 또한, 그는 방콕에 있는 포럼아시아(Forum-Asia)에서 인권활동가를 후원하고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싱할리인 가톨릭신자인 페르난도는 타밀인은 스리랑카 인구의 16퍼센트밖에 안 되며, 지금도 진행 중인 내전 희생자의 대부분이 타밀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타밀인 편에 서야 한다.”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가 주도하는 타밀 반군은 1983년부터 싱할리인이 이끄는 정부에 맞서 독립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거의 8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페르난도는 “정부가 전쟁에서 이긴다 해도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타밀인에 대한 차별이 LTTE와의 전쟁보다 더 오래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LTTE도 사람들을 살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타밀인의 인권 보호를 위해 일하던 몇몇 타밀인 가톨릭사제들도 살해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교회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스 필라이 파키아란지스 신부(40)가 2007년 9월 26일 타밀반군 점령지역 부근의 피난민들에게 식량과 구호물자를 운반하던 중 지뢰 폭발로 사망했다.
자프나교구 소속의 마리암필라이 하비에르 카루나라트남 신부도 타밀반군 점령지인 바니의 정글에서 지뢰가 터져 2008년 4월 20일에 죽었다. 당시 그는 공소에서 주일미사를 드리고서 본당으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또한, 티루첼밤 니할 짐 브라운 신부(34)는 자프나 부근의 알라이피디성당에서 2006년 8월 20일에 실종됐다.
수상자 선정위원회 최재선 위원장(폴리카르포)는 시상식에서 페르난도는 타밀인이 주로 사는 자프나 지역에 수십 번 잠입해 실상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북단에 있는 자프나에서는 많은 타밀인이 살해되거나 실종됐다. 그는 페르난도는 그곳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고자 목숨을 걸었던 것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페르난도는 이 가톨릭사제 3명의 사건을 공식적으로 유엔에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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