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딥 쿠마르는 폭격에서 살아남은 뒤 가족과 함께 전쟁으로 황폐해진 부네르밸리에서 달아나기로 했다.
시크인인 쿠마르(30)는 “제트기에서 떨어뜨린 폭탄이 우리에게 떨어질 당시 나는 다른 네 명과 함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겨우 두 명만 살아남았는데, 나는 얼굴에 상처가 나고 가슴과 왼쪽 다리를 다쳤다”고 말했다.
옷장사인 그의 가족을 포함해 시크인 450가구는, 말라칸드에서 탈레반 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군사작전이 시작되자, 부네르밸리와 부근의 스와트밸리에서 구르드와라로 피신했다. 구르드와라는 시크교의 성지 가운데 하나로서 스와트밸리 동남쪽 100km의 펀자브 북부 하산 압달에 있다.
피난민들은 걸어서 또는 버스나 트럭을 타고 산악지대인 이곳을 벗어났다. 대부분 이슬람인인 230만 명도 지난달에 전쟁을 피해 달아났다.
그러나 그리스도인과 힌두인, 시크인 같은 소수종교인에게는 또 다른 걱정이 있다. 탈레반 반군이 소수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하려 하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협박도 서슴지 않거나 그리스도교 학교를 폭파하기도 한다.
탈레반과 정부의 공격을 피해 달아난 몇몇 시크인은 UCAN통신에 탈레반이 비이슬람인에게 부과하는 세금인 ‘지지아(jizia)’로 5000만 루피(약 8억 원)을 내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스와트밸리 출신 시크인 히바리 랄에 따르면, 시크인 35가구는 탈레반에게 2000만 루피를 세금으로 바친 뒤 페샤와르로 피신했다. 그는 탈레반은 한 시크 지도자를 납치하고, 카심켈 마을에서 적어도 시크인의 집 10곳을 강제로 점거했다고 덧붙였다.
주교를 포함한 여러 그리스도인의 모임이 끝난 뒤, 교회 지도자들은 5월 22일 라호르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크인에게 세금을 부과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 모임은 “파키스탄의 극단주의와 소수종교인”이란 주제로 열렸다.
파키스탄교회의 사무엘 아자리아 주교(라이완드교구)는 “우리도 탈레반의 위협을 받고 있다. 정부의 권고로 그리스도교 기구들에 대한 보안도 강화됐다. 우리는 어떤 단체든 종교란 이름으로 사람을 죽이고 세금을 부과하는 행위를 비난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피터 제이콥은 UCAN통신에 정평위에서는 라왈핀디의 한 주택을 빌려서 두 그리스도인 가정을 수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스와트로 돌아갈 때까지 데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인 소하일 안줌은 피난 나오다 두 딸을 잃어버렸다.
운전기사인 그는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아내와 함께 여러 수용소를 찾아다녔지만, 딸들을 찾을 수 없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릴 수 없어 교회에 일자리와 머물 곳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쿠마르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주택가에 폭탄이 떨어질 때 달아나다 많은 사람이 다쳤다. 나처럼 많은 사람이 부상을 당했지만, 통행금지로 병원이 문을 닫아 제대로 치료도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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