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사회복지기구인 방글라데시 카리타스의 도움으로 실행된 새로운 식수 기술 덕분에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이들의 질병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
깨끗한 물을 구하지 못해 황폐해졌던 치타공힐트랙의 여러 마을에 다시 생기가 넘치고 있다.
패트릭 드로사리오 주교(성십자가회, 치타공교구)와 카리타스 사무국장 베네딕토 알로 드로사리오는 6월 13일 새 기술인 ‘자연유하식(Gravity Flow System)’ 정수설비 설치 기념식을 했다.
자연유하식 기술은 3단계 정화과정을 거친다. (편집자 주: 자연유하식은 수자원이 높은 지대에 있는 경우에 중력의 작용으로 물을 얻는 방식). 기념식에는 사제와 수녀, 카리타스 직원을 포함해 200여 명이 참석했다.
테이프 절단식 뒤 준비위원들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받아 한 컵씩 마셨다.
전에는 이렇게 물을 마셨다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다분했다. 3년 전, 수자나 트리푸라의 2살 난 아들이 더러운 물을 마시고 설사병으로 목숨을 잃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끔찍한 사고를 당한 뒤 트리푸라는 고향인 딘테이 파라를 등졌다.
투리푸라족 가톨릭신자인 투리푸라(32)는 자신이 아는 한, 고향을 등진 토착민 가정만 17세대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카리타스 덕분에 이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깨끗한 물을 찾는 문제는 특히 안전한 지하수를 구하기 힘든 고지대에서 심각하다. 반면, 자연유하식 기술은 값싸고 효율적이다. 카리타스가 설치한 정수시설은 하루에 332리터의 물을 정수해 마을주민 18세대의 188명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다.
트리푸라는 “카리타스 덕분에 집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녀는 “전에는 폭포에서 마실 물과 집안일에 쓸 물을 길어다 썼는데, 갑자기 폭포가 말라버려 어쩔 수 없이 더러운 물을 마셔야 했다. 그 뒤로 많은 수인성 질병이 마을에 퍼졌다”고 설명했다.
“두 살 난 아들이 내 눈앞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이곳을 떠나 안전하게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을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외딴곳에서 생계수단을 찾지 못한 마을주민들은 가난에 허덕여야 했다. 그녀는 “월세 등 생활비는 꾸준히 들어가는데 정작 정기적인 수입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트리푸라와 마찬가지로, 몽 싱 마르마도 3년 전 딘테이 파라를 떠났다가 이번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네 아이의 아버지인 불교신자 마르마(35)는 “아이들 8명을 포함해 15명 정도가 설사, 장티푸스, 이질 같은 수인성 질병으로 죽어갔다”고 말하고, “고향을 떠나는 것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치타공 지역에 자연유하식 설비를 설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카리타스 치타공지부장 제임스 고메스다.
“네팔을 방문하던 중 자연유하식을 보게 됐다. 그때 우리 토착민에게도 이런 설비가 도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는 “자연유하식에는 샘 같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수자원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마을주민들은 논을 태운다든가 나무를 베어냄으로써 수자원을 오염시키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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