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교구와 인천교구가 시노드를 통해 교구 여성위원회 설립을 제시하고 여러 해가 지났지만, 위원회를 설립해 교회 내 여성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한 세미나 참석자들이 지적했다.
지난 9월 11일 주교회의 여성소위원회는 “교회 안에서의 의사소통과 여성”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기조발제를 한 최혜영 수녀(엘리사벳, 성심수녀회 관구장)은 서울대교구에는 여성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통로나 구조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2000-2003년에 교구 시노드를 했는데, 시노드를 마치고 2003년 9월에 발표한 사목교서에서 정진석 추기경은 여성위원회 설립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에 앞서 인천교구는 1997-2000년에 교구 시노드를 했다. 마찬가지로 최기산 주교는 시노드를 결산하는 사목교서에서 여성위원회 설립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두 교구 모두 현재 여성위원회는 설립돼 있지 않다.
이밖에 수원, 대구, 부산, 청주 등 네 교구가 시노드를 했으나 여성위원회에 관한 제안은 없었다.
최 수녀는 가톨릭 교회의 위계 구조에서는 적절한 의사소통 통로가 없다고 지적하고, 주교와 사제들은 수도자와 평신도와 소통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미나에는 약 80명이 참석했으며, 절반은 수녀였다.
이에 대해,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민병덕 신부(비오)는 9월 17일 UCAN통신에 교구청에서는 대교구 조직 재편 문제를 논의해 왔으나, 여성조직 설립 문제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인천교구의 김용환 사무처장 신부(요한)도 인천교구는 현재 여성 문제를 다룰 별도의 기구를 만들 계획이 없다면서, 인천교구는 가정 문제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강성숙 수녀(레지나)는 평신도 여성뿐 아니라 수녀들도 본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거의 참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정이 내려진 뒤 실행하는 보조적인 역할만 맡겨질 뿐”이라는 것이다. 강 수녀는 현재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한국지부장이다.
세미나에 참석한 평신도인 이미영 씨(발비나)는 9월 16일 UCAN통신에게, 집에서처럼 본당에서도 여성은 “주부”같이 일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젊은 여성들은 이런 역할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그래서 교회 활동은 고사하고 주일 미사에서도 젊은 여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당산동 성당 신자인 그녀는 교회가 먼저 이런 성에 따른 역할 구분개념을 바꾸지 않으면 설사 여성이 본당 사목위원장이 된다고 해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