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내비게이터 (blog.naver.com/hosabi55)
기부문화 후진국으로 일컬어지는 한국이 의외로 세계기부순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종교계의 헌금이 지대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07년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우리 국민이 교회·성당·사찰에 내는 각종 헌금과 시주금액은 6조 2100억 원으로 가구당 약 38만 83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교회나 사찰 등은 현재 어떠한 회계 공개 의무도 없어 전체적인 자금 규모를 파악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실제 종교계가 거둬들이는 헌금 규모는 통계청 자료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신교와 천주교 등 기독교의 헌금규모는 추산하기가 어렵다. 올 3월 서병창 가톨릭대 교수는 ‘기독교의 헌금 현황과 용도’라는 글에서 기존의 다양한 연구조사 결과들을 통해 2005년 기준으로 개신교는 4조 원대, 천주교는 31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개신교, 사회봉사에 사용되는 돈은 3.3퍼센트
천주교, 선교사업비 83퍼센트
한 교회에서 재정관리를 했던 한 네티즌이 올린 글에는 “우리나라 교회가 사회봉사에 사용하는 돈은 전체 헌금의 단 3.3퍼센트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그 교회의 지출 구성을 △인건비 15퍼센트 △운영비 40퍼센트 △건축 40퍼센트 △사회봉사 3퍼센트 △기타 2퍼센트로 나누었다. 교회 운영비와 건축비가 80퍼센트를 차지한 것이다.
한국교회 100주년 종합조사연구보고서에 나온 한국교회의 지출예산구성 역시 △교회건물관리비 24.2퍼센트 △성직자 생활비 38.5퍼센트 △교육사업비 16.8퍼센트 △상회비 5퍼센트 △선교사업비 15.5퍼센트로 성직자 생활비가 거의 4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크리스챤 투데이>지가 1200여 교회를 대상으로 조사한 데서도 성직자의 생활비가 교회 총예산의 41퍼센트로 나타났다.
서병창 교수의 조사에서도 개신교의 경우 예배비, 교육비, 선교비, 봉사비 등 고유목적비는 4분의 1에 지나지 않고 관리비나 인건비, 특별지출 등이 4분의 3을 차지했다.
천주교는 차이가 있다. 2007년 서울대교구의 사례를 보면, 일반운영비가 17퍼센트, 선교사업비가 83퍼센트, 사제의 건강비에 해당하는 성무활동비가 6퍼센트에 달했다.
서 교수는 “이제 교회가 일반인뿐 아니라 신도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재정운영을 진실하고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천주교의 경우 서울대교구부터 외부기관의 공증 아래 공시가 이루어지는 흐름이 거스를 수 없게 돼가고 있고, 개신교의 경우에도 바른교회아카데미를 중심으로 재정투명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재정투명화 노력이 확산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불교계 순수 시주 줄어
불교에선 시주금보다는 문화재 관람료, 사찰이나 유명 기도처 등의 수입료가 60퍼센트나 되고 차츰 순수 시주에서 벗어나 방생·천도재 등 특정 불공시의 시주가 늘고 있다.
이학종 전 <법보신문> 대표는 ‘한국불교의 시주현황과 용도’라는 글에서 “오늘날의 한국불교 시주 문화는 복잡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조계종의 일반회계예산안을 보면 총예산 197억4,500만원 가운데 각 사찰의 분담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164억 7800만 원(83.5퍼센트)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찰분담금이 곧 재가불자들이 사찰에 시주한 시주금의 일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분담금 중에서 특별 분담금이나 관람료 분담금, 직영 분담금 등 문화재 관람료 사찰이나 유명 기도처 등에서 거둬들인 비중이 60퍼센트에 육박한다.
또 일반 사찰의 분담금도 대개 불공이나 기도, 각종 재(齋) 등의 특별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조계종을 지탱하는 재정수입은 이처럼 존속여부가 불투명한 문화재 관람료와 석굴암, 낙산사 등과 같은 특별히 많은 재정수입을 올리는 절을 상대로 한 특별 분담금, 갓바위 등 총무원 직영사찰에서 거둬들이는 직영수입에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