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교회의 정평위 성명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는 2월 25일 성명서를 내고 헌법재판소(헌재)가 사형제도에 합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반생명, 반인권적인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평위원장 최기산 주교는 성명서에서, 사형제도가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광주고등법원이 위헌 제청한 사건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빼앗는 모순적인 제도인 사형제도에 헌재가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주교는, “생명과 인권을 외면하고 보수적인 법 논리와 정치적 판단으로 내려진 헌재의 이번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명서는 “이미 2007년 12월 사형집행중단 1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이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됐음을 국제사회에 선포한 사실마저 민망하게 만든 헌법재판소의 오늘 결정은 헌법재판소의 역사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결정”이라고 단언했다.
헌재는 2월 25일 형법 41조 등 위헌제청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은 1996년에 7대 2로 처음 합헌 결정을 내린 이후 14년 만이다.
종교, 시민 단체도 헌재 판단 비판
재판부는 “형법 41조 사형제도는 우리 현행 형법이 스스로 예상하고 있는 형벌의 한 종류이고 생명권 제한에 있어 형법 37조에 의한 한계를 일탈했다고 할 수 없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규정한 헌법 10조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형폐지범종교연합을 비롯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참여연대 등 종교단체와 시민단체도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사형제도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는 헌법 10조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며 헌재의 판단을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이것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사형제도에 정당성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이번 결정에 절망했지만, “사실상 사형폐지국가인 한국 정부가 사형집행에 대한 공식적인 모라토리엄을 선포하고, 국회가 조속히 사형폐지특별법안을 통과시키도록 우리는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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