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홍규 신부(산자연학교 교장)
1년에 우유곽 54억 개, 종이컵 126억 개 소모
에스키모 인에게 냉장고를 판매하는 것이 유능한 세일즈맨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다시 말하면 전혀 필요가 없는 물건도 충동이나 부추김으로 구매하는 어리석은 소비자가 있다는 말이다.
필요한 것은 뭐든지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세상이다. 그 물건들 중에는 별 쓸모가 없는 것도 많고 결국 쓰레기 량만 늘이게 된다. 어리석은 소비는 한정된 지구의 자원을 고갈시키는 데 한 몫을 하게 되고, 배출하는 쓰레기로 다시 지구를 오염시키고 결국 자신이 악순환의 피해자로 전락하게 된다.
지금은 작은 물건 하나도 지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사야 할 때이다.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구매가 최선이며 일회용 문화를 근절하는 것이 첫 출발점이다. 나무젓가락, 컵라면 그릇, 볼펜, 자동판매기 종이컵, 구두약, 주사기에서 일회용 카메라에까지 일회용 홍수 시대이다.
간편하다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1년에 우유곽이 54억 개, 종이컵 126억 개, 종이 기저귀 5억 개가 소모된다.
생태학적 생활습관으로 전환
일회용품의 대표는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등이다. 이것으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후타르산에스텔이라는 가소제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독성 물질이다.
빛깔을 내고 색이 바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안정제나 산화방지제가 들어가고, 착색료로 철, 카드뮴, 주석 같은 유해 중금속도 들어간다. 이것은 사용하는 중에 물이나 기름, 알코올 에 녹아 나오므로 음식을 담을 때는 반드시 식혀서 담고, 절인 음식이나 기름 담는 그릇 등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버리면 매립지에서 3백 년에서 5백 년까지 서서히 썩어 들어가는 동안 토양을 오염시키고, 소각하면 염화수소가스 같은 유독가스가 나온다. 한 마디로 골칫덩이이다.
최근에 첨단 신소재로 썩는 비닐을 개발하여 일부 백화점에서 쇼핑백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나 이것도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매립지의 토양이 비옥하지 않아 토양에 미생물이 부족하고, 매립 시 태양과의 접촉 기회가 없어 광분해도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소비생활의 형태에 대한 의식의 변화 없이 과학 기술적인 측면에서 오염 문제를 풀어 보려는 인간들에게 하나의 경고가 아닐까?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생태학적 생활습관으로 전환하는 길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