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자신이 되어가는 길에서
얼마 전 수녀원에서 중요한 ‘한 달 영신수련 피정’을 준비하면서 내가 살아온 삶을 쓰게 되었다. 피정을 지도하시는 신부님께서 피정 전에 미리 자신의 역사를 요약하여 써 보내라고 하셨기 때문이었다. 그 숙제를 받는 순간부터 부담감이 밀려왔다.
어느덧 중년을 맞은 나는 몇 년 전부터 내 역사를 돌아보는 것이 참 힘겨웠다. 선배 수녀님들은 바로 그것이 중년기 증세로서 누구나 겪는 것이라고 위로를 해주셨지만 그 힘겨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있는 그대로의 내 역사와 직면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주님, 저의 과거와 현재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당신이 계획하신 제 모습대로 살게 해주십시오.” 나는 이렇게 기도하며 나의 역사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에게 고통을 준 사건들, 기쁨과 행복을 주었던 사건들, 부모님, 동생들, 친지, 벗들, 나 자신… 그리고 하느님… 주님께서 조금씩 이 모든 것을 당신의 눈으로 보게 해주셨다.
“당신은 더욱더 특별해지기 위해 자라나는 과정에 있습니다.
삶의 모든 재료는 당신 주위에 널려 있습니다.
그 재료들을 당신 성장을 위해 사용하십시오.
그것은 당신이 더욱 완전히 당신 자신이 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대가 성장하는 길 8쪽)
나의 역사를 쓰면서 20년 만에 다시 읽게 된 “그대가 성장하는 길”은 20년 전과는 또 다른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20년 전 수녀원에 입회하여 처음으로 읽었을 때는 쉽고도 간결하고 충만한 글 그 자체에 감동을 받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음 깊은 곳에서의 공감을 느끼게 되었다. 일상의 모든 것 심지어 잠시 벗에게 웃음 짓는 순간까지도 중요한 성장의 순간임을 이 책 곳곳에서 말하고 있었다.
불현듯 나의 좋은 면만이 아니라 내 실수와 부족까지도 내 성장의 거름으로 사용하자는 적극적인 마음이 일어났다. 나의 어둠과 빛은 주님께서 성장을 위해 허락하신 것임을 깨달으며 담담히 내 역사를 쓰게 되었고, 주님의 섭리 앞에서 감사드리게 되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으니 오늘을 사십시오, 자신이 자라도록 힘씀으로써 특별한 존재가 되십시오. 지금 시작하십시오.”(같은 책 9쪽)
마사 메리 마고│ 최진영 │ 132쪽│ 5,000원│www.paulin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