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문희 수녀 (고로나, 성 바오로딸수도회)
나를 역동적이게 하는 영성
순교성월, 9월이 시작되면 늘 마음 안에서부터 무언가 역동적인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순교성지 순례를 어디로 갈까? 거의 해마다 순례를 했기에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2번, 3번씩 순례하기도 한다.
수녀원에 입회하여 처음으로 순례한 곳은 절두산성지인데, 수련자 시절 우리 동기들 14명은 미아리 수녀원에서부터 걸어서 절두산성지까지 가는 도보순례를 계획했다. 아침 미사 후 7시에 출발하여 혜화동-종로-아현동-연희동-중림동에 있는 성당을 방문하여 기도를 하면서 절두산성지에는 오후 3시에 도착했다. 20km 이상 7시간 동안 기도하면서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순교자들에 대한 존경과 애정 어린 신심 때문이 아니었을까? 도보순례는 그 후로 2번을 다시 시도했다. 한 번은 젊은이들과 함께 또다시 절두산을, 또 한 번은 2년 전에 수련동기들과 함께 천호성지에서 치명자 산까지 ‘아름다운 순례길’을 걸었다.
목숨 바쳐 신앙을 증거한 순교성인들의 행적을 읽다 보면 하느님께 대한 지고지순한 믿음과 사랑이 아니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올까 하는 생각에 불가해하면서도 감동 가득한 느낌이 밀려온다.
성 조화서 베드로와 아들 조윤호 요셉은 함께 체포되어 열흘 간격으로 순교했는데 할아버지 조 안드레아와 함께 3대로 이어지는 순교자 가문이 되었고, 허계임 막달레나 성녀와 두 딸, 이정희 바르바라, 이영희 막달레나 자매와 시누이 이매임 데레사와 외손녀 순교자는 한 집안으로서 다섯 성녀가 순교한 가족 순교자가 되었다.
“103위 순교성인과 함께하는 30일 묵상”이라고 되어 있는 이 책은 한 달 동안 103위 성인들의 삶과 영성을 돌아볼 수 있도록 매일 3-5위씩 순교성인에 대해 알아보고 묵상하도록 이끌어 준다. 부록으로는 103위 한국성인 호칭기도와 ‘순교자의 밤’ 기도 안내문, 순교자들을 향한 청원기도 등을 담았다.
5월이면 성모의 밤 행사를 하듯이 이 책의 안내처럼 9월에도 순교자의 밤 행사를 한다면 순교자신심을 더욱 깊이고 열정을 되살려 한국 교회가 한층 쇄신되는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엮은이 박도식 신부님은 ‘순교란 글자는 간단하게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두렵도록 벅차고 위대하며 아름답다. 그야말로 무한하신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순교의 의미를 더욱 깊고 넓게 확장하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믿음의 기쁨을 누려야 할 사람들은 바로 순교자의 후예인 우리임을 깨달아야 한다.’라는 간곡한 권고 말씀으로 책을 끝맺고 있다.
박도식 신부 엮음 / 266쪽 / 7,000원 / 바오로딸 / www.pauline.or.kr
By 가톨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