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 피임 관련 상담 교육 필요
갈수록 늘어나는 미혼모 문제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실제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어제, 자신이 낳은 아이를 숨지게 한 후 지하철역 화장실에 버리고 간 한 여고생을 영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그녀는 경찰조사에서 “임신 사실을 숨겨왔는데 아기를 낳은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을 접한 전문가들은 10대 여고생이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사회의 무관심, 임신과 피임에 대한 현실적 교육 부재 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 차희제 회장(토마스)는 오늘 <가톨릭뉴스>에 “만일 이 학생이 사전에 비밀이 보장되는 상담을 받았더라면 자신의 아이를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학교 내 임신상담소를 배치하고 학생들에게 피임 관련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학생들 중 10-20퍼센트는 성관계를 했을 가능성이, 그중 5-10퍼센트 정도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학교도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이번 사건의 사례를 바탕으로 성관계 후, 임신 후 관련 교육 및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 성전현 교수는 미혼모들과의 상담이 학업 문제나 자녀양육 등 개인 문제에 한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들의 대인관계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교수는 10대 미혼모가 출산 문제로 병원에 입원할 때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 달리 보는 시선 등을 사례로 들었다.
또 미혼모들은 가족에게 임신을 숨긴 사실, 부모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부모와의 관계 단절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성 교수는 “이때 미혼모들은 부모에게 미안함과 함께 ‘왜 나를 이렇게 되도록 내버려 뒀나’ 하는 분노를 동시에 느낀다”며, “어린 미혼모들은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이러한 부정적 정서들을 때로는 자신들의 아기들을 학대하며 푸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천주교, 미혼모 지원센터 운영 중
천주교에서는 미혼모자 돕기, 한부모 가족 지원, 청소년 성교육 등에 힘쓰기 위해 새 생명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새 생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청주교구는 청주시와 손잡고 지난해 12월 미혼모 지원콜센터인 ‘새생명지원센터’를 청주시 상당구에 열었다.
미혼모콜센터(1577-3053)는 24시간 전화 상담을 통해 미혼모의 임신 초기부터 출산, 양육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천주교는 충주, 대전, 인천, 안산에서 미혼모들과 아기들의 쉼터인 자모원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생계비와 운영비를 보조하고 있어 숙식, 분만, 산후조리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충주 자모원 이 엠마 사무국장은 <가톨릭뉴스>에 “현재 22명의 미혼모와 5명의 아기를 돌보고 있다”며, 미혼모들의 출산 후 병원 진료와 아기 양육 지원을 비롯해 대안학교를 운영해 미혼모들이 검정고시를 통해 학업을 계속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혼모 출산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모가 낳은 아이가 1만 명으로 2010년 9600명에 비해 400명 늘었다. 증가율은 4.2퍼센트다.
2001년에 5300명이었던 미혼모 출산은 2003년 6100명, 2005년 6500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아울러 매년 약 5000-6000명 정도의 청소년 미혼모가 발생하고 있고, 갈수록 미혼모의 나이가 내려가고 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By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