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덤하우스, 검열과 구금 더 늘어나
미국의 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한국의 인터넷 자유가 이전보다 퇴보했으며, 여기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의 검열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프리덤하우스는 지난 9월 24일 2011년 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세계 47나라를 대상으로 인터넷상의 접근 장애, 콘텐츠 제한, 사용자권리침해 3개 항목을 조사한 보고서, [인터넷상의 자유]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한국은 34점(0-100점. 점수가 낮을수록 인터넷 자유가 높다)를 기록해 인터넷 자유가 지난해 조사의 32점보다 후퇴했으며, 북한에 우호적인 내용이나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검열과 구금이 어떤 측면에서는 더 늘어났다고 밝혔다.
프리덤하우스는 가장 인터넷 환경이 잘돼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자부하는 한국에서 최근 수년간 온라인 환경에 대한 규제가 느는 것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기구로 방통심의위를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는 분명 두 가지 방식의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하나는 웹사이트와 SNS에 대한 기술적 필터링이고, 하나는 특정 콘텐츠에 대한 방통심의위의 행정적 삭제 명령이라고 했다.
방통심의위는 2008년 방송과 인터넷 통신에 윤리적 기준을 세우고자 설립됐으며, 주요 임무는 음란물, 명예훼손, 국가안보 위협 같은 온라인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법으로 규정된 ‘민간독립기구’이지만, 위원 총 9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등 정부 입김이 강하다.
진보넷 정민경 활동가는 <가톨릭뉴스>에 “정부나 정부기구”가 주체가 돼 “규제”를 할 경우가 검열에 해당하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해 정부가 방통심의위를 “민간 독립기구”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방통심의위가 “명확한 기준 없이” 인터넷 콘텐츠를 심의하는 것 자체가 “인터넷 자유를 심각히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사용자 권리 침해’의 구체적 사례로 북한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끼리’의 글을 리트윗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검찰에 기소된 박정근 사건을 들었다.
프리덤하우스에 따르면, 이명박 보수정권이 들어선 지난 2008년 이후 국가보안법을 적용한 기소가 급증했다.
정 활동가는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는 음란물 등에 대한 불법 여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고, 명예훼손, 욕설 같이 판단기준이 애매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정치적 의도의 심의를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의 한 홍보팀 관리는 <가톨릭뉴스>에 방통심의위는 법에 규정된 ‘민간 독립기구’로서 “사전 규제가 아닌 사후 규제”를 하기 때문에 프리덤하우스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검열이 아니”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이는 프리덤하우스가 “한국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결과”라고 폄하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프리덤하우스의 3개 평가항목 가운데 ‘사용자 권리 침해’가 이전보다 2점이 떨어진 19점(40점이 최저점)을 기록했으며, 다른 2개 항목은 지난해와 같다.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37나라 중 공동 9위였으나, 이번에는 47나라 중 16위였다.
By 홍성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