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 평협, 한가위 잔치
강원도와 충청북도가 접한 곳에 있는 제천, 이곳에 사는 북한이탈주민(새터민)과 결혼 이주여성들이 추석을 앞두고 모처럼 넉넉한 시간을 보냈다.
원주교구 제천지구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평협)이 어제, 제천 관내 새터민과 이주여성들을 위해 청전동성당에서 연 한가위잔치에서는 70여 명의 새터민과 이주여성 가족 그리고 150여 명의 신자들이 조상들의 넋을 기리는 합동위령 미사를 함께 봉헌했다.
이들은 미사 중 마련된 제사상에 분향을 하며 조상들에게 차례 예절을 하기도 했다.
합동차례를 지낸 새터민 이 가닐라는 <가톨릭뉴스>에 “이때쯤 북한에 있는 부모, 형제들 생각이 많이 난다”며, “마음 위로할 곳이 없었는데 성당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줘 고맙다”고 말했다.
평안남도 출신인 그녀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아들과 딸을 만나 탈북했다. 제천으로 와 정착할 때 김 신부를 비롯한 주위 신자들의 도움이 컸다 한다.
그녀는 “부모, 친지들은 아직 북한 양강도에 있는데 올해 5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중국에서 왔다는 한 이주 여성도 “명절 때 고향에 못 가는데 이렇게 차례를 지내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오는 10월 1-7일이 최대의 국경일인 국경절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그녀는 현재 제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 일을 하고 있다.
제천지구 평협 지구장인 청천동성당의 김한기 신부(시몬)은 강론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새터민 2만 3000명, 외국인 결혼 이민자 여성이 15만 명에 육박하는 다문화 사회라며 “나라와 부모, 형제를 떠나 외롭게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제천지구에서 처음으로 한마음잔치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내년에는 더 많은 새터민과 결혼 이민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문화센터, 경찰서 등도 협조
이번 행사는 원주교구와 더불어 제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제천 경찰서 등 관내 시설들도 협조했다.
제천 경찰서 정보과 보안계 양흥석 경사는 <가톨릭뉴스>에 “항상 이맘때쯤이면 새터민들과 이주 여성들에게 추석 선물을 전달해 왔다”며, “이번에는 천주교에서 협조 요청이 와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천에는 85명의 새터민과 583명의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출신 결혼 이주 여성이 살고 있다.
By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