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째 반핵 단체 선정
제7회 가톨릭 환경상 대상에 밀양의 ‘765킬로볼트송전탑반대고(故)이치우어르신분신대책위원회’(송전탑반대위원회)가 선정됐다. 지난해 ‘삼척핵발전소 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가 가톨릭 환경상 대상을 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탈핵 운동에 앞장서 온 단체가 수상하게 됐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환경소위)는 지난 5일 “(송전탑반대위원회가) 765킬로볼트 고압 송전탑이 우리 산하를 어떻게 훼손하고, 소박한 농민들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며 선정이유를 밝혔다.
환경소위는 또 “(송전탑반대위원회는) 70대에서 80대에 이르는 고령의 어르신들이 대다수이지만, 우리 삶의 근본을 위협하는 핵발전소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고 탈핵의 당위성을 세상에 드러내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철탑 161기를 세워 부산시 기장군, 울산시 울주군, 경남 양산시, 밀양시, 창녕군 등 다섯 시군을 지나는 길이 90.5킬로미터의 송전선로를 연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민들과 송전선로 건설 중단을 촉구하며 미사를 봉헌해 온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한전의 송전선로 건설이 신고리원전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라 주장해 왔다.
765킬로볼트 송전선로는 신고리원전 1-4호기를 포함해 2019년까지 건설 계획인 5, 6호기의 전력을 영남지역에 공급하게 된다.
지난 1월,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해 온 지역 주민 이치우 씨가 분신자살한 후 현재 송전선로 사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한전이 지난 7월 송전선로 공사를 반대해 온 주민들을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면서, 주민들과 대책위가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송전탑반대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은 오늘 <가톨릭뉴스>에 가톨릭 환경상 대상으로 선정된 것에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내일부터 시작되는 한전 측 실무진들과의 대화에서 송전탑 설치 계획을 무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설악산 산양지킴이 ‘박그림’ 장려상
아울러 올해 가톨릭 환경상 장려상에는 설악산 산양지킴이로 유명한 박그림(아우구스티노)가 선정됐다.
환경소위는 “(박그림은) 설악산의 생태계 보존에 큰 역할을 해왔고, 설악산 대청봉 근처까지 오르는 케이블카 사업 추진에 맞서 그 폐해와 부당성을 세상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박그림 씨는 오늘 <가톨릭뉴스>에 “이 상은 내가 어머니로 여겨온 설악산과 형제로 여겨온 산양이 받아야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젊었을 적 설악산 산행 중 만났던 산양과의 인연으로 40년 가까이 설악산을 올랐다는 박 씨는 20년 전 서울에서 속초로 이사해 산양을 비롯한 설악산의 생태계 보존에 힘써 왔다.
특히 그는 양양군이 추진하려는 케이블카 사업을 두고 “산을 돈벌이 대상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사람들이 많이 오르게 되면 산은 황폐해진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지난 6월,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 양양군이 제출한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계획을 부결시켰다. 그러나 양양군은 이번 달 안에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재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서울 중곡동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다.
By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