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을 위한 해군기지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강정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 반대 측 주민과 종교인, 평화활동가들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가 심각하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어제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출범 1주년을 맞아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강정과 평화”를 주제로 발표회를 열고, 제주 해군기지건설 현황과 강정에서의 인권침해 사례를 발표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명숙 활동가는 이날 발표회에서 경찰이 상시 채증, 의사표현 자유침해, 이동 제한, 불법 구금, 종교행사 방해, 언론자유 침해 등 주민과 종교인, 활동가들의 인권을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침해하고 있어, 강정은 현재 “인권의 불모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명숙 활동가는 “평범한 주민들이 1년 365일 경찰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라며,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비난했다.
그녀는 특히 지난해 8월 육지 경찰이 배치되고, 또 9월에 구럼비 바위를 파괴하기 위해 공사현장에 펜스를 친 뒤부터 공권력의 폭력과 용역업체의 폭력이 더 심해졌고, 이런 폭력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장기간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인권침해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은 인근 풍림콘도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상시적으로 주민들의 동태를 살폈으며, 이 외에도 경찰의 상시적인 채증에 항의하는 주민과 활동가들을 공무집행방해로 연행하기도 했다.
경찰은 또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신청하는 집회와 행진신고서를 아무런 이유 없이 반려해 집회를 막았으며, 평화로이 종교행사를 하던 수녀들을 체포, 구금하는 일도 있었다.
명숙 활동가는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귀담아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성숙한 민주사회인데, 강정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는 이런 목소리는 공권력에 의해 묵살되고 정부의 정책을 강제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강정 해군기지 반대운동 현황을 발표한 예수회의 이영찬 신부(요한)은 강정 해군기지 건설 현장은 헌법의 기본정신을 무시하고 실정법만으로 반대파만 억압하고 있는 “죄악의 백화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제주 해군기지는 국가 이기주의와 토건 사업의 이기주의가 맞물려 이뤄지고 있는 “전쟁 기지”라며, 제주 관광객의 70퍼센트가 중국인으로 제주도민들은 여기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먹고 사는데 중국을 겨냥해 해군기지를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발표회를 주최한 서울 정평위 위원장 박동호 신부(안드레아)는 인권의 가치를 소홀히 여기는 국가 정치공동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고, 국익이 언제나 선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사회교리가 말하는 법치주의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인데, 해군기지 현장에서는 모두 힘 있는 사람에게 무너졌다며, 배후에 국방부가 절대군림하고 있고, 또 그 뒤에는 삼성과 대림 같은 재벌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신부는 “교회가 말하는 평화는 사랑과 정의의 열매이지 결코 무력에 의한 힘의 우위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요구했다.
By 최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