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의지부터 문제
어제 임진각에서 예정됐던 탈북자단체들의 대북 전단지 살포가 군과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으나, 이들은 이날 저녁 강화도로 옮겨 전단 12만 장 살포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지 살포는 남북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정부가 법을 보완해서라도 이들의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외국어대학교 이장희 국제법 교수는 <가톨릭뉴스>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대화가 우선돼야 하는데, 탈북자들의 행동은 많은 민간단체의 남북화해 노력과 상호신뢰 구축의 역사를 되돌리는 신중치 못한 행위라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대북 전단 살포는 북한 체제를 자극해 오히려 개혁개방에 더 두려움을 갖게 만드는 역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남북 화해뿐 아니라 이들 단체가 주장하는 북한 인권 개선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법을 보완해서라도 이들의 행위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도 고압가스 같은 “위험물 소지” 등을 근거로 규제할 수도 있다면서, “정부의 의지가 문제”지 법적 근거는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양 교수는 <가톨릭뉴스>에 이들 탈북단체들이 반대를 무릅쓰고 대북 전단 살포를 강행하는 이유는 “북한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미국과 일본의 재단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북 전단 살포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전체 전단지 가운데 “북한으로 넘어가는 것은 10퍼센트”밖에 안 되며, 그나마도 북한 당국의 색출 작업으로 주민에게 전달되는 것은 거의 없고 오히려 주민에 대한 통제가 강화돼 남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심어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어제 임진각에서 전단 살포에 반대 집회를 한 민통선평화교회 담임 이적 목사는 <가톨릭뉴스>에 이 지역 주민들은 애기봉 점등과 대북 전단 살포 등으로 늘 남북 군사 충돌의 불안감 속에 산다고 했다.
강화에서 대북 전단 살포 강행
한편, 어제 경찰은 대북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북민연)의 임진각 진입을 막아 예정됐던 대북 전단 20만 장 살포는 무산됐다.
그러나 전단 살포가 무산되자,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자동차 위로 올라가 200여 장의 전단을 뿌리며 “북한이 원하는 게 이 같은 남남갈등과 국론분열”이라면서, 임진각이 아닌 다른 곳에서라도 전단을 뿌리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저녁 북민연 회원 10여 명은 차량 3대로 흩어져 이동해 인천 강화군 강화역사박물관 앞에서 전단 12만 장을 풍선으로 뿌렸다.
한편, 정부는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막은 이유에 대해 “공공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By 홍성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