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5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은 약 22만 명의 고아를 입양시켰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대부분인 16만 4612명은 해외 입양이었다.
이렇듯,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 과테말라에 이어 세계 제4위의 “고아 수출국”이다. 잘 살든 못 살든 간에 전 세계 평균으로 입양아의 85퍼센트는 국내입양인 것에 비하면 한국의 해외 입양률은 엄청나게 높은 것이다.
이러한 이상한 일은 왜 일어나는가? 성가정 입양센터의 서숙경 소장은 “한국인은 입양아를 고르는 데 까다롭다. 여자아이를 선호하고 입양부모와 같은 혈액형을 좋아하며 건강한 아이를 원한다”고 설명한다.
그 결과 남자 아이나 장애아동은 해외에서 입양 부모를 찾거나 고아원으로 보내져야 하는 것이다.
성가정입양센터는 한국에서 가톨릭이 운영하는 유일한 입양기관으로서, 해외 입양은 하지 않고 국내 입양만 하고 있다. 1989년에 고 김수환 추기경이 해외 입양이 너무 많은 것을 걱정해서 이를 줄여보고자 국내 입양만 하는 성가정입양센터를 설립했다.
그리고 근래 들어서는 정부도 김 추기경의 생각을 따르려 하고 있다. 해외 입양을 줄이기 위해 국내 입양을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국내 입양을 하는 경우 모든 입양절차 비용을 대신 내주고 있다. 또한 입양아가 18살이 될 때까지의 건강보험료도 지원한다. 입양아들이 자주 겪는 심리적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필요한 경우 심리치료비나 상담비도 대신 내준다.
그리고 지난 8월에는 입양특별법이 통과됐는데, 입양절차를 보다 강화하고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아이의 권리를 더 잘 보장하려는 것이다.
입양의 형태를 띤 아동 밀매나 인권 유린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새로운 부작용도 보인다. 특별법에 따라 자기 아이를 입양시키려는 모든 산모는 이 아이를 정부에 등록해야 하고, 입양아는 입양부모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입양아”라고 명시된다. 하지만 여전히 유교 문화가 강하고 혼외 자녀를 부끄럽게 보는 한국 사회에서 이는 입양을 꺼리게 하거나 입양아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2009년부터 서울에 “베이비 박스”(Baby Box)를 설치해 운영 중인 이종락 목사는 특별법이 실행된 뒤로 베이비 박스에 버리는 아기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비 박스는 미혼모 등, 아기를 키우기 어려운 산모가 익명으로 아기를 넣어둘 수 있는 상자 형태의 공간으로, 여기에 넣어진 아기는 입양기관으로 보내진다. 그런데 최근에는 “특별법 때문에”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넣는다는 쪽지를 남기는 산모들이 있다는 것이다.
오민하 씨는 약 12년 전, 불임 판정을 받았다. 결혼한 지 1년 만이었다.
그녀는 딸 둘을 입양해 잘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주변 사람을 만날 때 자기 아이들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말해야 할지 “내적 갈등”을 겪는다고 한다. 입양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미희 교수(백석대)는 이런 문제는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본다. 적어도 6달 이상을 지나면 새 법이 뿌리를 내릴 것이며, 또한 입양아들이 나중에 친부모를 찾으려 할 때 이 법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By 가톨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