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겨울에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전력부족 사태를 앞에 놓고 낡은 원자력 발전소 문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만 해도 수리 때문에 가동을 멈춘 적이 14번이 넘는다. 지난 10년간에는 95번이었다.
한국은 고리, 울진, 월성, 영광 등 네 원자력발전소에 모두 23기의 원자로가 있다.
이 가운데 두 번째로 오래된 월성 1호기가 다가오는 11월 20일에 30년의 설계수명에 이른다. 월성 1호기는 지난 10년간 8차례 가동을 멈춘 적이 있는데, 올해만 4차례나 된다.
현재 총 23기 가운데 7기가 정기 안전점검이나 고장 때문에 멈춰 있다. 3기는 이달 말에 재가동될 예정이고, 4기는 언제 재가동될지 아직 알 수 없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에는 한국의 전력수요의 31 퍼센트인 약 5억 메가와트의 전력을 원자력에서 얻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안전 문제에 전력부족 문제까지 겹치고 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이번 겨울에 “정전 사태가 닥치지 않으리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영광 원전에서 원자로 2기가 불량 부품 때문에 갑자기 가동을 멈춰 정전 가능성은 더 커진 것이다.
홍 장관은 이에 대해 “초비상 사태”라고 했다.
이에 대한 대비로 정부는 추가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터키에서 15만 킬로와트 짜리 발전선을 빌려오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일부에서는 전력위기를 경고하고 있지만, 한국 가톨릭교회는 아예 원자력발전을 포기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정책 지지자들은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대안 에너지를 개발하고 동시에 기존에 생산하는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쓰자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인들이 지나친 에너지 소비에 익숙해져 있어, 소비를 줄이고 대안 에너지를 찾기보다는 이런 소비를 계속 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그렇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이번 겨울의 전력 공급은 어떻게 할 것인가?
동국대 의대의 김익중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포함해 더욱 실제적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전력부족 문제를 과장하고 있다며, 현재의 전력부족은 산업용 전력 수요를 잘못 관리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가정용 전기 소비는 전체 가운데 14.6 퍼센트에 지나지 않음에도, 산업용 전기가 가정용보다 더 싸다.
이 결과, 여러 공장에서는 전기를 더 많이 쓰게 됐고 대체 에너지를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했다. 그래서 전기 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현재의 전력부족 사태가 온 것이다.
김 교수는 정부가 가정용 전기가 아니라 산업용 전기요금을 합리적 수준으로 올림으로써 전력부족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그간 경제발전을 위해 산업용 전기를 싸게 공급해왔으며, 이에 따라 한국의 산업구조는 전기 다소비형이 되어서 현재의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은 탈핵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산업용 전기소비가 급격히 늘면서 한국이 갈수록 더 원자력발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산업용 전기소비를 줄이려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 교회가 요청해온 대로 대중도 에너지 절약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될 것이다.
By 홍성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