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나는 4살 난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에 담당 교사와 면담을 하러 갔다.
지난 1년간 내 딸이 뭣을 배우고 나아졌는지, 뭐가 더 필요한지를 얘기한 끝에, 그녀는 내게 내년에도 더 다닐 것인지 물었다.
내 생각에 그 이유는 그곳에 다니려고 대기신청을 해 둔 아이의 수가 360명이 넘기 때문이다. 이곳의 정원은 65명이다.
많은 맞벌이 부부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보모를 고용하면 부부 중 한 명의 임금이 거의 그대로 나가버린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는 30만 원이 안 든다.
게다가, 정부는 소득순위 하위 70퍼센트의 가정에는 보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물론, 수많은 어린이집이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전국에 3만 9842개가 있고 여기에 162만 1948명의 유아가 다니고 있다. 2010년 센서스에 0-4살의 아이들 수가 221만 9084명이었는데 2년이 지난 지금 이 숫자만큼의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닐 2-6살의 아이들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어린이집으로 이들 가운데 어린이집에 다닐 아이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사립이 아닌 공립 어린이집에 다니길 원하는 것이다. 내 딸처럼.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 소식을 가끔 듣는데, 대부분 사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들이 정부의 관리가 더 철저한 공립을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런데 공립은 겨우 2116개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사립이 다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들 잘하고 있지만, 걱정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공립이 “믿을 만하다”고 보는 것이다.
윤선미(루시아) 씨는 매일 아침 두 아들을 공립 어린이집에 데려다 준 뒤 회사로 출근한다. 어린이집이 회사와 반대 방향에 있어서 출근시간이 30분이 더 길어지지만 그래도 좋다.
“지금 동네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아이들을 근처의 공립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게 됐어요. 사립도 여럿 있지만 믿을 수가 없어요.”
물론,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어린이집도 있다. 부모들의 종교와 상관없이 가톨릭 어린이집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고 있다. 가톨릭교회가 정부나 다른 종교단체보다 더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보기를 들자면, 한 수녀회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는 현재 1333명이 등록 대기 중이다. 서울의 한 본당 어린이집에는 928명이 기다리고 있다. 공립 어린이집은 대개 몇 백 명 수준이다.
그럼에도, 문제는 교회 어린이집의 수가 전국을 다 합쳐 겨우 59개뿐이라는 점이다.
이와 달리, 가톨릭교회는 여성,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을 위한 다양한 사회복지 시설을 120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한 교회 어린이집의 수녀는 내게 교회 어린이집의 수가 적은 이유로, 운영비가 너무 들고 규제가 강해서 수도회나 본당들이 어린이집 운영을 주저한다고 설명해줬다.
그러나 교회는 이러한 장애와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것에 앞장서야 한다.
아이들은 이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구성원이며, 그래서 가장 많은 돌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말하자면 작은이 가운데 가장 작은이로서, 교회의 사회활동에서 더 많은 초점을 둬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1700개 가까운 본당이 있다. 이 가운데 일부만이라도 어린이집을 더 둔다면, 더 믿을만한 곳에 자녀를 맡기고 싶어 하는 부모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새 본당을 짓는 데 많은 돈을 쓰고 있는데, 이것을 어린이집에 돌린다면 교회의 선교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을 더 잘 돌보는 것이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의 사명에 더욱 더 잘 맞는 일이 아닌가?
(최용택)
기사 원문: Doing right by our children
By 최용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