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러진 나무와 전봇대들이 지난 수요일 콤포스텔라 밸리에 있는 마와브로 들어서는 나를 가로막았다. 그 전날 태풍 보파가 콤포스텔라 밸리 주를 휩쓸며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실종됐다.
집들은 지붕이 날아가고, 대피소로 쓰인 것 같은 체육관도 종이처럼 구겨져 있었다.
근처의 몬테비스타에서는 불쌍한 피해자들이 마찬가지로 부서진 시장을 몰려다니고 있었다.
추수철에는 쌀을 지붕에 저장해 두는데, 그 지붕들이 다 날아가고 없었다. 미처 탈곡하지 못한 볏 가마도 다 홍수에 잠겼다.
마을 밖의 수백 헥타르에 이르는 넓은 논은 마치 거대한 호수처럼 잠잠했다.
콤포스텔라에서는 바나나 농장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수확을 앞뒀던 열매들이 곳곳에 흩어져있었다.
마치 시내 한가운데 큰 폭탄이 떨어져 터진 것 같았다. 제대로 남아 서 있는 건물은 별로 없었다.
사람들이 빈 통을 들고 주유소에 길게 줄서 있었다. 보통 때의 2배나 되는 리터당 2달러나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정상이 아닌 시기다.
가장 큰 피해를 봤다는 뉴 바탄이 가까워지자, 진흙과 널브러진 잔해들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튼튼하기로 유명한 코코넛 나무들조차 그 횡포한 바람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시내로 들어서자, 죽음의 냄새가 훅 끼쳤다. 사방에 시체가 있었다. 썩은 시체 냄새에 숨이 막혔다.
구급차와 군 트럭들이 곳곳에서 시체를 시내 광장에 있는 “본부”로 옮기고 있었다.
그들이 시체를 모아 나란히 뉘여 놓은 곳을 피해 가려고 해보았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죽은 가족과 친지를 찾으려 하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울부짖고 있었고, 가끔은 섬뜩한 침묵이 감쌌다.
하지만, 체육관 문밖에는 더 많은 시체들이 쌓여 있었다. 노인과 아이들이었다. 그들은 몸 전체가 진흙에 싸여 있어서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신원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은 표시가 돼 있었다.
5분을 더 걸어 읍내 중심지에서 벗어나자 들판에는 온통 큰 바위와 자갈들이 1킬로미터 넓이로 대지를 뒤덮고 있었다. 근처 산에서 쏟아져내려온 진흙과 물이 한 마을의 한가운데를 휩쓸고 지나갔다. 그 마을은 이제 강이 되어 있었다.
이 마을에서 지난 50년을 살아온 에우스타키오 알카노(67)은 지금 그 자리에 적어도 100채의 집이 있었다고 했다.
“벌목과 광산 채굴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아요. 이건 하느님의 뜻이에요. 우리의 신앙을 시험하고 있는 거지요.”
당국은 현재 사망자가 500명 가까우며, 383명이 실종상태라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아직 73명뿐이다.
태풍 보파는 1862개 마을의 주민 514만 명에게 피해를 입혔다. 1만 320채의 집이 완전히 무너졌고, 5530채가 파손됐다.
기사 원문: Bopha leaves a trail of desolation and death in Mindanao
By 가톨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