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은 1948년에 세계 인권선언을 채택한 뒤로 이 선언은 “모든 사람과 모든 나라가 이뤄야 할 공통 기준”이라고 해왔다.”
하지만, 64주년이 되는 오늘(12월 10일) 세계 각지의 수많은 사람은 여전히 인류의 공통 기준의 가장 기초적 권리마저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인류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갖는 고유한 존엄과 평등하고도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승인함은 세계의 자유, 정의와 평화의 기초”이다.
아랍 세계에서의 계속되는 봉기, 유럽의 주요 도시를 휩쓴 항의시위들, 아시아의 계속되는 어려운 상황들,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공공 사안에 의미 있게 참여하려는 대중의 욕구가 인정되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 통치에 인권이 부족함을 잘 보여준다.
대중 시위와 집회는 단지 개인의 시민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의사 결정에 참여하려는 요구이기 때문이며, 많은 국가지도자들이 오용하는 주권을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대화와 상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에, 대부분 정부는 “국가 이익과 안보”라는 미명 아래 표현과 집회, 결사의 기본 자유를 압살한다.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인권운동가와 버스 기사들인 허준링, 가오위에창, 류샹잉, 왕셴제가 동료들에게 “불법 파업을 선동했다”는 죄목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국영 싱가포르 대중교통공사( SMRT)에 고용돼 있다. 이들은 회사 기숙사의 생활조건이 나쁘고 임금이 적은 데 항의했던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늘어나는 항의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다시금 옛날의 폭력적 수단에 호소하고 있다. 전투경찰이 렛파다웅 광산 부근에 시위대가 친 농성촌을 습격해서 불을 지르고 승려 등 여러 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중국의 완바오 사와 미얀마 군부 소유인 미얀마 경제지주회사연합의 합작 사업으로 몰수된 자신들의 토지를 되돌려줄 것과 환경 보호를 요구하고 있었다. 또한 라카인 주에서는 종족 간 폭력사태가 계속되어 로힝야 족이 박해를 받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인권운동가나 광산반대 활동가들을 암살하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들 암살자들은 고용된 깡패이거나 사병집단이나 준군사집단 소속인 것으로 보인다. 사기업이 군인들을 시켜서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아시아 각국에서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단체들이 아시아적 가치와 문화에 맞지 않는 것으로 비난받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정부가 아세안 기층민중회의와 아세안 시민사회회의/아세안민중포럼에 참가하려는 국내외 참가자들에게 협박과 위협, 횡포를 일삼았다. 이들은 21세기 아세안 정상회의 시기에 맞추어 이들 회의를 열고자 했다. 정부는 정상회의 기간에 공개 시위에 참여하는 누구나 체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아세안 국가들은 지난달 “지역 인권선언”을 채택했는데, 막상 그 내용은 유엔이 정한 최소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국가안보, 문화적 상대주의, 공공도덕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내세워 아세안 지역에서의 인권 옹호를 심각히 저해하는 내용이었다. 이 선언은 국가주권이 인권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민중의 권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이들 정부들이 인간 존엄을 온전히 실현하고 민주주의를 강화하며 자유로운 사회를 창조해야 할 의무를 제멋대로 내던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의 외침을 들으라. 우리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라.
(레나토 마붕가 박사는 “인권옹호자”의 의장이며, 인권교육가로 활동하고 있다.)
By 가톨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