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전에 감옥에서 나온 박철종 씨(52)는 한 동안 어떻게 생계를 꾸려야 할지 몰랐다. 안정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1년이 지난 뒤, 그는 다시 범죄를 저지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는 절도죄로 이미 4번이나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읽었던 성경이 생각나서 그런 생각을 버릴 수 있었다. 그는 그리스도교 신자는 아니지만 감옥 안에서 성경을 7번이나 읽었는데, 그가 보기에 하느님은 자비롭기도 하지만 죄를 다시 저지르는 사람에게는 엄한 벌을 내리시는 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신문에서 전과자에게 돈을 빌려 준다는 기쁨과 희망은행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다. 기쁨과 희망은행은 빈민에게 소액 대출을 해 주는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을 본떠 2008년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가 만든 것으로, 전과자를 대상으로 창업교육을 하고 창업자금을 지원해주며, 창업 뒤에도 경영 컨설팅을 통해 성공하도록 도와준다.
“그 도움이 없었으면 아마 나는 감옥에 또 갔을 겁니다.”
박 씨는 기쁨과 희망은행에서 2주, 60시간에 걸친 창업교육을 먼저 받고나서 2000만원을 대출 받아 식당을 차렸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이 식당은 종업원 5명의 규모로 컸으며 연매출은 3-4억 원에 이른다.
“식당을 시작할 때부터 잘 지도해 준 은행 사람들에게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시 범죄를 저지르려는 유혹을 이겨낸 내 자신이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박 씨와 같은 사례는 흔하지 않다.
법무부의 이태식 서기관에 따르면, 전과자들은 석방된 뒤 3년 안에 22.2퍼센트가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고 한다. 해마다 약 2만5000명이 형기를 마치고 석방되므로, 이들 가운데 5000여 명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돌아가는 셈이다.
“하지만 일자리를 찾거나 장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재범하는 경우가 드물다.”
기쁨과 희망은행의 황봉섭 본부장(요셉)은 그런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전과가 누적되고 범죄가 중할수록 그런 사람을 고용하려는 고용주는 더 적어진다면서, 재활의 기회가 적을수록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안정된 직업을 갖고 사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기쁨과 희망은행은 이를 위해 1년에 2번씩 전과자를 위한 창업교육을 실시하고, 시장조사라든가 인간관계 재건방법 같은 것을 가르친다.
현재 설립 당시 5억원을 자본금으로 출발해 약 7000명의 후원자가 이 은행을 지원하고 있으며, 창립 이후 지금까지 132명의 전과자에게 20억원을 대출해줬다.
황 본부장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다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4명뿐이다. 또 36명이 사업이 잘 안 되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박철종 씨는 언젠가 다시 자기가 있던 감옥으로 가고 싶어 한다. 이번에는 다른 수인들에게 자신의 재활 경험을 나눠주고 그들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려는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사회 안에서 잘 살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것이다.
By 홍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