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론 페레이라)
가톨릭 신자들이 어떤 잘못을 보는 방식에는 적어도 세 가지가 있는데, 그 각각은 그 시대의 사회 안의 지배적인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교회를 괴롭히고 있는 아동성추행 문제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중세 시대에는 종교의 영향력이 컸다. 그래서 잘못(wrongdoing)을 저지른다는 것은 하느님의 법을 거스른다는 것이었고, 하느님에 맞서는 행위였으며 죄(sin)를 저지르는 것이었다.
근래의 가톨릭 윤리신학은 이 문제를 두고 좀 복잡하게 그 죄가 ‘영구적’인지 ‘일시적’인지 아니면 그저 일과성인지를 따진다.
영구적 죄는 한 사람의 영혼 안의 은총의 상태를 파괴하므로 그 사람은 성사를 받는 것이 공식 금지된다. 그리고 고해성사를 통해 사제에 의해서만 용서받을 수 있다. 비록 통회하더라도, (고해성사로 용서받지 못하고) 영구적 죄를 지닌 채 죽은 사람은 영원한 지옥불의 벌을 받는다.
가톨릭 신자들은 대를 이어 이렇게 교육받고 자랐기 때문에, 심지어 현대의 세속적인 세상에 살면서도 이들의 죄에 대한 관점은 “성사화”(sacramentalize)되어 있고 또한 이런 교리가 내면화되어 있다.
그러나 사회가 더욱 세속화되면서,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가를 정하는 것은 이제 교회가 아니라 국법이 됐다. 잘못을 저질러도 이것은 더 이상 하느님을 거스르는 죄가 아니라 사회를 거스르는 행위, 곧 범죄(crime)으로 본다. 범죄가 무거울수록 형벌은 더욱 세어진다. 사형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고문을 받기도 하며, 그저 금고형을 받거나 벌금형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법리학에서 떠오른 한 가지 중요한 문제는 바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의 유죄성이다. 프로이트 이래로, 사람들은 자신들의 “자유 선택”이 과연 진짜 자유로운 선택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됐다. 이 점에서 현대 사회과학, 특히 사회학과 심리학이 중요해진다.
범죄자의 유죄성(그리고 윤리적 책임성)이 의문의 대상이 되면서, 오늘날에는 어떤 사람의 잘못된 행위를 두고 그것이 잘못을 저지르려는 의식적 선택이었다고 보기 보다는 (심리, 정서, 신경적) 병으로 보는 경향이 짙어졌다. 그래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재활 치료의 기회를 주고, 이것이 실패하면 영구히 사회에서 제거되기도 한다.
자, 그러면 위와 같은 사고방식을 성직자의 아동성추행 문제에 한 번 적용시켜 보자.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오랫동안 성범죄를 하느님을 거스르는 가장 나쁜 범죄(offense)로 봐왔으며, 당연히 통회와 고해성사, 회개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런 행위를 세속 당국(예를 들어 경찰)에 신고해서 처리를 맡겨야 할 범죄(crime)로 보지 않았다. 이 점에서 보자면, 사회적 차원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보자면, 경찰에 출두하거나 국법의 처리에 자신을 맡기는 것은 사제처럼 성품을 받은 사람의 존엄에 어긋난 것으로 봤다. 사제는 국법 “위”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많은 아동성추행 사제들이 (죄를 저지를 때마다) 다른 고해사제에게 돌아가면서 자기의 죄를 고백하고 익명으로 보호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 대다수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하느님을 거스른 죄로만 볼 뿐 범죄로 보지 않았으며, 또한 전문적 도움이 필요한 병으로 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성에 관한 한 부인의 문화에 빠져들었고, 이 문제에 관해 아무런 공개적 논의도 없었고 그러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공개 논의는) 교회 당국에 의해 그냥 금지됐다. 결국 성과 독신에 관한 공개 논의는 교회 사람들이 스스로를 위해 창조해 낸 “천사 같은 순수성”과 “축성 생활”의 이미지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바로 교회사학자인 게리 윌스가 지적한 “기만의 구조” 그것이다.
성직자에 의한 아동성추행에 관한 이런 문제는 성직자들이 교회 안의 여성- 미혼 여성, 기혼 여성, 수녀들-에게 저지르는 성폭력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이 문제는 거대한 지하의 오물통과 같아서, 교회당국은 이 존재를 인정하거나 받아들인 적이 없고, 정의와 성실, 투명성의 원칙으로 제대로 다뤄지지도 않았다.
(최근의 델리에서의 버스 집단 강간 사건 뒤로) 현재 인도에서는 여성을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끓어오르고 있다. 이것이 가톨릭 신자들의 태도에도 영향을 줄 것인가? 지켜 볼 문제다.
(마이론 페레이라 신부는 예수회 소속으로서, 인도 뭄바이에서 언론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기사 원문: Sin, crime and pedophilia
By 가톨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