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 마라마카미는 처인 마리키타를 세부에서 만났다. 당시 둘은 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있었다.
둘은 세부 항구를 드나드는 여객선의 승객들이 바다에 던지는 동전을 잠수해서 찾아 모아 생계를 꾸리곤 했다.
이들은 “바자오”라고 불리는 바다 집시다.
마라마카미 부부는 그 뒤 레이테의 타클로반으로 옮겼다. 더 안정된 수입원을 찾아서.
그는 “우리가 바다를 좋아하기 이전에, 우리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서투른 타갈로그 어로 말했다. “바다에는 더 이상 돈이 없다. 잡을 고기도 더 없다. 동전 몇 개를 찾으려 물속 깊이 들어가는 것도 싫어졌다. 이제 별로다. 내 처도 마찬가지로 잠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들의 삶은 이곳에서 인종적 소수집단인 바다 집시 사이에 흔히 보이는 악순환이다.
바다 집시는 주로 민다나오 섬에 있다. 약 50만 명이 주로 어업을 하는데, 조금씩 수가 줄고 있다.
노르웨이의 국내피난 모니터링센터는 지난해 1-10월 사이에만 민다나오에서 25만 명 이상이 분쟁과 자연재해 때문에 난민이 됐다고 밝혔다.
필리핀 연해가 황폐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사태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수산어업자원국은 필리핀의 13개 어장 가운데 10곳이 불법 조업과 남획 때문에 심하게 훼손돼 있다고 보고했다.
민다나오에서 다른 경제중심지로 이주하는 사람이 늘면서, 마라마카미에 따르면 세부에는 잠수해서 동전을 줍는 바다 집시가 너무 많아졌다. 당연히 수입도 줄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금 타클로반으로 와서 집집마다 찾아가 문을 두드리며 조개껍질 같은 것으로 만든 목걸이나 팔찌, 귀고리를 팔아 먹고 살기로 했다. 이것이 그가 아는 유일한 생계수단이다.
“우리 미래가 보장된 영주 거주지를 찾을 때까지 계속 유랑할 것이다.”
그는 하루에 보통 150-200 페소(4000-5500원)을 번다.
그러나 그는 타클로반에는 구걸로 먹고 사는 바다 집시가 많다고 했다. “직업을 구하기에는 교육 받은 것이 별로 없어서 그렇다.”
이들 부부는 타클로반 교외의 이사벨 읍에 정부로부터 조그만 땅을 받은 몇 안 되는 운 좋은 집시에 속한다.
“내 미래를 아직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당장은 하루하루 먹고사는 것이 중요하다.”
By 가톨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