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
UCAN Spirituality

남미 교황을 생각하는 이유

입력일 :2013. 03. 08. 

남미 교황을 생각하는 이유 thumbnail

이야기는 1523년에 한 네덜란드인이 교황 하드리아노 6세로 뽑힌 데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는 “교회 안의 아무 것도 바꾸지 말라”는 제11 계명을 깨뜨리려 했기 때문에 금세 죽었다. 일부에서는 독살을 의심한다.

그 뒤로 455년 동안, 폴란드인인 요한바오로 2세가 1978년에 교황이 되기 전까지는 모든 교황은 이탈리아인이 독차지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뽑힌 독일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3년에 자의로 사임하기까지 지난 35년간은 유럽인이자 비 이탈리아인 교황들이 있었다. 이제야말로 변화의 때가 아닌가? 다시 말해서, 진정한 세계 교회임을 보이기 위해 남반구 출신 교황을 뽑고 더 이상 유럽인 교황을 뽑지 말자는 얘기다. 마지막 비 유럽 출신 교황은 시리아 출신이었던 그레고리오 3세(731)이었다.

남반구 출신 교황을 뽑아야 할 이유는 많다. 지난 수백년 사이에 세계 가톨릭 인구의 중심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넘어갔다.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 가운데 거의 70퍼센트가 지금은 남반구에 산다. 남미가 41퍼센트인 4억8300만 명, 아프리카가 16퍼센트인 1억7700만 명, 아시아가 12퍼센트인 1억3700만 명이다. 이에 비해 유럽은 24퍼센트인 2억7700만 명이고, 북미에는 7.3퍼센트인 8500만 명이 있다.

둘째로, 추기경들의 66퍼센트가 북반구 출신이지만 남반구 출신은 34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북반구에서는 성직자 성추문으로 교황을 비롯해 교회의 도덕적 권위가 크게 떨어졌다. 미국 보스턴에서 터지기 시작해 요한바오로 2세가 죽을 때까지, 그리고 후임자인 베네딕토 16세의 재임 기간 내내 교회를 흔들었다. 이 추문은 심지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이 되기 전에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내던 때의 연관성에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셋째로, 최근에 있었던 새복음화에 관한 세계 주교시노드는 주로 북반구에서의 가톨릭 신앙을 부흥시키려는 노력으로 보이는데 또한 남반구도 그렇다. 하지만 새 복음화의 더 근원적 지향은 현대 세계의 점증하는 무신론에 대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아시아나 남미 출신의 다음 교황은 새 복음화의 축을 넓힘으로써 가톨릭 신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온 인류를 대상으로 할 수 있을까? 요한복음에는 이렇게 돼 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가톨릭 신자가 늘어나는 대륙이다. 그런데 가톨릭교회에도 “오바마의 때”(Obama moment)가 올 것인가? 유럽 백인이 14세기 동안 지배하던 가톨릭교회가 갑자기 변신해서 가나의 피터 턱슨 추기경(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이나 콩고의 로랑 몬셍구 파신야 추기경이나, 기니의 로베르 사라 추기경(교황청 사회복지평의회 의장)을 다음 교황으로 뽑을 수 있을까? 나는 의심스럽다.

아시아인 교황이 생겨서 교회가 12억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새 복음화에 진지한 관심이 있음을 보여줄까?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65-70퍼센트를 차지하는 대륙이다. 아시아에는 강경 이슬람과 힌두교가 있으며 불교도 부흥하고 있다. 이 모든 초우주적 종교들은 활발한 그리스도교에 맞설 능력이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영역을 지키는 이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파파라치들이 쫓아다니는, 겨우 55살의 필리핀의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이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베네딕토 교황이 죽기 전에 사퇴하는 전례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이번에 모이는 추기경들은 아마도 앞으로 10-15년 정도 안에 사퇴할 (나이의) 교황을 찾을 것 같다.

이제 남은 것은 5명의 남미 추기경들이다. 브라질은 세계교회의 축소판이다. 북반구처럼 세속화의 문제를 안고 있다. 1970년대에는 90퍼센트가 가톨릭 신자였지만 지금은 65퍼센트 밖에 남지 않았다. 무신론자 비율로 보자면 오히려 브라질은 세계 10위 안에 든다. 브라질은 또한 아시아의 강경 이슬람이나 힌두교, 불교와 비슷한 (개신교) 맹렬 복음주의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5명 가운데 3명이 교황청 고위직이나 교황대사를 맡고 있으며, 흠결이 없는 평판을 누리고 있으며, 브라질에서 교구 사목경험이 있다. 세계 최대의 가톨릭국가인 브라질에서 가장 큰 교구인 상파울루 대교구의 오딜로 페드로 스체레르 추기경(64), 상파울루 대교구장으로 있다가 교황청으로 간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77, 프란치스코회, 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그리고 조앙 브라스 데 아비스 추기경(65, 현 교황청 수도회성 장관)이다.

그리고 온두라스의 오스칼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추기경이 있는데 겨우 70살이다. 그는 카리스마적인 성품과 외국어 능력, 그리고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강조하기 때문에 남미의 요한바오로 2세로 불린다.

레오나르도 산드리 추기경(68, 교황청 동방교회성 장관)은 아르헨티나 태생으로 대부분의 삶을 이탈리아에서 살았다. 그래서 그는 제1세계와 제3세계를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다. 지금 가톨릭교회는 이 두 세계 사이의 다리 구실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는 원로 교황청 관리이며 뛰어난 행정능력으로 평판이 높다.

이들 세 브라질인, 또는 다섯 남미인 외에 다른 교황감이 더 필요한가?

(데스몬드 드 수자 신부는 구속주회 소속으로서 아시아주교회의연합(FABC) 복음화국 사무총장을 맡은 바 있다. 그는 1980-2000년 사이에 아시아 각지의 교회와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일했다.)

기사 원문: Will the Church have its ‘Obama moment’?

By 가톨릭뉴스


이메일 뉴스레터 신청
<가톨릭뉴스>의 무료 이메일 뉴스레터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여기를 눌러주세요
Invite a Friend
  1. 생물학계, 시조새 삭제대상 아니다 - 5 emails
  2. 기장, “서경석 목사 부끄럽다” - 5 emails
  3. You are Mine - 3 emails
  4. CMC, 몽골 자선진료소 개원 - 3 emails
  5. 추기경이 되는 것은 이탈리아인의 직업인가? - 3 emails
  6. <가톨릭뉴스> - 2 emails
  7. 광주대교구 사제 인사발령 - 2 emails
  8. 주교회의 정평위, “4대강 사업 반대” 천명 - 2 emails
  9. 파키스탄 아동노동자 1000만 명 - 2 emails
  10. 우리 시대 독거노인의 하루 - 2 emails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usr/www/users/ucan/korea.ucanews.com/wp-content/themes/thebeeb/sidebar_single.php on line 120
  1. 공지 – 뉴스레터 서비스 중단
  2. 시진핑과 함께 커가는 성지
  3. 필리핀, 잇따른 체포와 납치
  4. 방글라데시 전범 법정, 첫 사형 선고
  5. 인도, 학교급식으로 22명 죽어
  6. 이탈리아, 전 바티칸은행장 기소 검토
  7. 바실란 섬, 용감한 사제를 구합니다
  8. 말레이시아, 거세지는 이슬람화 움직임
  9. 방글라데시, 40년 만에 전범 처벌
  10. 교황청, 형법 대폭 개정
  1. 기사 내용중에 미사 시간이 잘못됐네요.. 미사시간은 오후 2시가 아니라 6시입니다....
    Said Stephen Yong Hun Yu on 2011-08-17 05:16:13
  2. 감동적인 구절이 있어 담아봅니다...".내 실수와 부족까지도 내 성장의 거름으로 사용하자"깊이 마음에 담고 실천하도록 노력 하겠읍니다.....
    Said su maeng on 2011-01-31 20:30:58
  3. 환경파괴를 막기위해 즉시 중단돼야합니다....
    Said 정인규 on 2010-11-28 17:26:25
  4. Fr Jack Trisolini,I remember so much, that you loved to all of foreigners Wo...
    Said 방 평화 신부 on 2010-11-24 09:09:35
  5. 덧글 감사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 연재가 한 번 더 남아 있습니다. 저희 홈피 ...
    Said cathnewskorea on 2010-11-09 06:39:35
  6. 감사한 말씀. 감사한 기사....
    Said Junsang You on 2010-11-08 15:41:27
  7. 안녕하세요. 덧글 감사합니다. 다른 의도는 없었구요, 단지 기사 내용이 인천교구와 관련 있어서 고른 것뿐입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라며, 앞으로는...
    Said cathnewskorea on 2010-09-24 13:36:42
  8. 왜 답동성당 사진을 이 기사에 넣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착각했어요. 등대의 집이 저 모양인가하고.. 교회에서 하는 일을 과대포장하는...
    Said Domine-j on 2010-09-21 08:29:37
  9. 좋은글 잘 앍었습니다,....
    Said Maryms on 2010-09-08 05:53:52
  10. 꼭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Said Maryms on 2010-09-03 04:45:05
휴심정
한국희망재단 - 희망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