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의 사색가)
라호르 서남부 지역에 잇는 그리스도교 집단거주지인 조셉 콜로니 지구의 연기 자욱한 잔해들 사이로 지나갈 때 내 옷 위로는 잿가루가 내려 앉았다.
한 젊은 그리스도인이 예언자 모하메드를 모욕했다는 소문이 돈 뒤 폭도들이 이곳의 가옥 수백 채와 교회 두 곳을 불태워버렸다.
집을 잃은 여인들의 울부짖음이 거리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밝은 오후의 햇살 속에 비참한 잔해들이 늘어서 있었다.
내가 가진 사진기를 보자, 한 남자가 내게 달려왔다. 그는 한 손에는 반쯤 타버린 성경과 숯덩이가 되어버린 조그만 크기의 신약성경을 들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고 나는 2009년에 펀자브 주 고즈라에서 일어났던 더 비참한 사건이 떠올랐다. 당시 8명의 그리스도인이 독성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산 채로 불에 타 죽었다.
파키스탄 제2의 도시인 라호르에서 이처럼 폭도에 의한 대규모 방화 사건이 일어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일은 농촌에서나 일어나곤 했다.
그리고 과거의 경험을 적용한다면, 이번 사건도 결코 신속하게 처리되지 않을 것이다.
파키스탄주교회의 전국정의평화위원회 전국총무인 엠마누엘 유사프 마니 신부는 “과거를 보면 이런 일에 정부당국이 나서는 법이 없다. 그리고 그래서 극단주의 단체들은 (자신들이 옳다는) 확신을 더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이 나라의 다른 (종교인) 사람들보다 더 나라에 충성하므로 평화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조셉 콜로니 지구의 방화는 이 나라에서 근래 일어나고 있는 잇따른 분파주의 폭탄 테러와 살인의 최신 사건일 뿐이다. 그리고 지난 몇 달 간은 이런 사건들이 주로 (파키스탄에서는 소수파인) 시아파 이슬람인을 겨냥했다.
시아파가 공격받고 있는 지역에서 군사 개입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정부는 움직이겠다는 말만 하면서 이런 공격사건이 계속될 것이라는 경고만 내놓고 있다.
내무부는 총선을 앞두고 이런 일이 더 벌어질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난달에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일부 분석가들은 (정부에) 아무런 합리적 해결방안이 없다고 걱정하고 있으며, 탈레반과 정당/종교단체들 간의 평화협상은 아직 아무런 성과가 없다. 다만 이들이 선거일정이 방해받게 되는 일은 피하려고 한다는 것을 보여줄 따름이다.
한 전직 장교는 내게 “이것은 이념 전쟁이라서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 펀자브 주는 파키스탄에서 가장 평화로운 곳인데, 그것은 펀자브 주가 불법 단체들과 일종의 거래를 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폭력사태 범인들을 처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의 그리스도인들은 영원한 공포 속에 살고 있다.
조셉 콜로니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은 파키스탄 전역의 그리스도교계열 학교를 휴교했으며, 정부에 말썽 많은 독성죄법 남용을 뿌리뽑을 것을 촉구했다. 독성죄법은 종종 정치적 목적이나 개인적 원한을 푸는 도구로 (과녁인 소수종교인이나 개인을 모함하는 데) 쓰이곤 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대응 방법으로 폭력이 아닌 더 좋은 방법을 택해야 한다. 폭력은 오직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시아파는 지난달에 (시아파에 대한 공격사건에 대한 항의로) 주요 도시의 버스 터미널들에서 농성을 함으로써 파키스탄을 거의 마비상태에 빠뜨렸다. 이것은 다른 소수종교에서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아니라고 보지만, 파키스탄의 280만 명에 이르는 그리스도인 가운데 1/4만 바다미 바그 종합버스터미널에 다 모인다고 해도 펀자브 주 당국은 그리스도인들의 항의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지금은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사순시기를 보내며 예수의 부활을 기억하는 때이다. 파키스탄의 그리스도인들은 해외의 형제들의 기도를 들을 필요가 있다. 이들은 계속해서 예수님의 수난을 통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침묵의 사색가는 라호르에 있는 한 언론인의 가명이다.)
By 가톨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