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
UCAN Spirituality

교황청 개혁, 가능할까

입력일 :2013. 05. 01. 

교황청 개혁, 가능할까 thumbnail

(윌리엄 그림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앞으로 할 일들 가운데 교황청 개혁 시도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세계 각지의 추기경 8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임명했다.

교황청 안의 출세주의, 부패와 권력 남용은 16세기에 있었던 트리엔트 공의회 때부터도 과제였다. 바티리크스 사건을 비롯해 많은 사례로 볼 때 명확하듯이, 우리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같은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중앙 행정조직을 개혁하려는 500년에 걸친 노력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8인 위원회가 완고한 특권세력들을 과거의 비슷한 개혁추진 움직임보다 더 잘 개혁할 것이라는 희망은 아마 지나치게 낙관적일 것이다.

가장 급진적이고, 따라서 아마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한 교황청 개혁은 교황청 자체를 해체하는 것이다. 전부는 아니라할 지라도 대부분의 현 교황청의 권한은 지역, 국가, 지방 단위의 주교회의, 그리고 교회지도자들과 평신도로 구성된 시노드가 행사할 수도 있고 또 그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부의 교황청 업무는 실제로는 할 필요조차 없다. 관료들이 퇴직금과 연금을 챙길 때까지 시간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낸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수백년 동안 교황청의 관리집단은 교황청에서 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다양한 기능들을 빼앗아 차지해왔다. 전례문의 번역, 혼인 무효선언, 성직자 면직 등은 그러한 전례를 집전하거나 그러한 결혼을 (직접) 지켜보거나 그 성직자들을 서품하는 해당 교회공동체들의 권한 안에서 실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리 많은 “vested”(이 단어의 기득권과 성직복이라는 두 가지 의미에서 모두) 집단이 있는 한 조직 안에서 이처럼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차선책은 교회의 행정기능들을 로마 밖으로 옮기는 것이다.

중세 시대와 르네상스 시대에 유럽의 모든 교양인들은 라틴어를 읽을 뿐만 아니라 말하고 쓰기도 했다.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는 모국어인 네덜란드어보다 라틴어를 더 잘했다고 한다. 라틴어를 쓰는 바티칸 행정조직에 쓸 인재 풀은 유럽의 교회만큼이나 넓었다. 라틴어를 통해 관리들은 뉴스와 관점과 아이디어를 지리적 한계를 넘어 무제한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오늘날, 교황청의 언어는 이탈리아어다. 이탈리아어는 “라틴어의 변질된 지역 방언”으로 일컬어져 왔으며, 대부분 한 작은 나라에서만 쓰인다. 이탈리아어로 일할 수 있는 인재 풀은 이탈리아인, 그리고 (스페인어를 쓰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인 부모에게서 이탈리아어를 조금 배운 프란치스코 교황이나 교회, 요식업, 패션업계에서 인사이동 때문에 이탈리아어를 배운 이들 같은 소수의 비 이탈리아인에 한정된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세 살배기 아이들에게 라틴어를 가르쳐 길러 옛날 같은 과거를 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해결책은 옛날에 라틴어가 국제어로 기능했던 것처럼 현대에 국제어로 쓰이는 1가지 이상의 국제어를 교회의 행정어로 삼는 것이다. 그러면 교회는 다시금 전 세계의 인재들과 지식, 정보, 경험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단순히 언어 문제가 아니다. 지리적 범위의 문제다. 나의 한 친구는 교황청을 한 활화산 자락으로 옮겨야 한다고 한 적이 있다. “아침마다 그들은 로마에서 창문을 열고는 영원의 도시(로마)를 바라본다. (그곳은) 아무 긴급한 일도 없는 세상이다.”

스스로를 세계적이라고 주장하는 교회는 당연히 세계화되어야 한다. 이는 국제연합(UN)처럼 본부가 아닌 곳, 통신과 국제교통이 편리하고 국제적 사조가 물결치는 곳에도 주요 기구들을 배치함으로써 효율성과 더 넓은 비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뉴욕, 브뤼셀, 홍콩, 자카르타, 리우데자네이루, 모스크바, 런던을 비롯해 많은 장소가 떠오른다. (현재 로마의 교황청 산하 여러 조직 같은) 국제적 교회 기구들이 이런 곳에 있으면 로마에 있을 때에 비해 더 일을 잘할 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걸친 가톨릭 신자들과 세계인들이 부딪히는 현실을 더 잘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바티리크스 사건에서 배운 교훈 가운데 하나는 모든 사무기능을 한 장소에 모아두고 한 가지 문화(그곳 태생이건 나중에 적응하건 간에)를 가진 인간집단에서 사람을 뽑아 맡긴다고 해서 그들 사이에 제대로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반대로 서로가 같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과 중상모략, 비밀주의가 더 생겨나는 것 같다.

그러므로, 가톨릭(보편)교회가 세계 교회인만큼 그 행정기능들을 세계 각지로 분산시켜야 한다. 행정담당자들이 현대 통신도구들을 잘 다루는 사람들이라면, 행정 기구들 간의 협력적 소통이 오히려 더 잘 될 것이다. 적어도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교황청의 교회행정 중앙집권화가 해소될 때까지는 가톨릭교회는 프랑스 혁명(1789)이나 소련 해체(1991)가 일어날 수밖에 없게 만든 것과 같은 시대착오적이고 비효율적인 행정상황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한 변화가 불가능할까?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면 변화가 일어날까? 그럴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나는 이 점에서 내가 틀렸으면 좋겠다.

(윌리엄 그림 신부는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가톨릭뉴스> 발행인이다.)

기사 원문: Reforming the Vatican is like nailing jelly to a wall

By 가톨릭뉴스


이메일 뉴스레터 신청
<가톨릭뉴스>의 무료 이메일 뉴스레터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여기를 눌러주세요
Invite a Friend
  1. 생물학계, 시조새 삭제대상 아니다 - 5 emails
  2. 기장, “서경석 목사 부끄럽다” - 5 emails
  3. You are Mine - 3 emails
  4. CMC, 몽골 자선진료소 개원 - 3 emails
  5. 추기경이 되는 것은 이탈리아인의 직업인가? - 3 emails
  6. <가톨릭뉴스> - 2 emails
  7. 광주대교구 사제 인사발령 - 2 emails
  8. 주교회의 정평위, “4대강 사업 반대” 천명 - 2 emails
  9. 파키스탄 아동노동자 1000만 명 - 2 emails
  10. 우리 시대 독거노인의 하루 - 2 emails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usr/www/users/ucan/korea.ucanews.com/wp-content/themes/thebeeb/sidebar_single.php on line 120
  1. 공지 – 뉴스레터 서비스 중단
  2. 시진핑과 함께 커가는 성지
  3. 필리핀, 잇따른 체포와 납치
  4. 방글라데시 전범 법정, 첫 사형 선고
  5. 인도, 학교급식으로 22명 죽어
  6. 이탈리아, 전 바티칸은행장 기소 검토
  7. 바실란 섬, 용감한 사제를 구합니다
  8. 말레이시아, 거세지는 이슬람화 움직임
  9. 방글라데시, 40년 만에 전범 처벌
  10. 교황청, 형법 대폭 개정
  1. 기사 내용중에 미사 시간이 잘못됐네요.. 미사시간은 오후 2시가 아니라 6시입니다....
    Said Stephen Yong Hun Yu on 2011-08-17 05:16:13
  2. 감동적인 구절이 있어 담아봅니다...".내 실수와 부족까지도 내 성장의 거름으로 사용하자"깊이 마음에 담고 실천하도록 노력 하겠읍니다.....
    Said su maeng on 2011-01-31 20:30:58
  3. 환경파괴를 막기위해 즉시 중단돼야합니다....
    Said 정인규 on 2010-11-28 17:26:25
  4. Fr Jack Trisolini,I remember so much, that you loved to all of foreigners Wo...
    Said 방 평화 신부 on 2010-11-24 09:09:35
  5. 덧글 감사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 연재가 한 번 더 남아 있습니다. 저희 홈피 ...
    Said cathnewskorea on 2010-11-09 06:39:35
  6. 감사한 말씀. 감사한 기사....
    Said Junsang You on 2010-11-08 15:41:27
  7. 안녕하세요. 덧글 감사합니다. 다른 의도는 없었구요, 단지 기사 내용이 인천교구와 관련 있어서 고른 것뿐입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라며, 앞으로는...
    Said cathnewskorea on 2010-09-24 13:36:42
  8. 왜 답동성당 사진을 이 기사에 넣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착각했어요. 등대의 집이 저 모양인가하고.. 교회에서 하는 일을 과대포장하는...
    Said Domine-j on 2010-09-21 08:29:37
  9. 좋은글 잘 앍었습니다,....
    Said Maryms on 2010-09-08 05:53:52
  10. 꼭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Said Maryms on 2010-09-03 04:45:05
휴심정
한국희망재단 - 희망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