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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박해자

입력일 :2013. 06. 11. 

내 안의 박해자 thumbnail

(윌리엄 그림 신부)

역사를 통틀어,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는 종교와는 거의, 또는 전혀 관계없는 경우가 많았다. 옛날의 로마인이든 아니면 현대의 공산주의자이든 간에, 대부분의 박해자들은 종교를 미워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 정치적 이유 때문에 그랬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의 신앙 때문에 기꺼이 죽었겠지만, 그들을 죽인 자들은 그게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이것이 “박해의 신화: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신화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는가”라는 새 책의 요지다. 이 책은 미국 노트르담대학의 신약과 초대 그리스도교 교수인 캔디다 모스가 썼다.

비신자들이 그리스도인들을 명백히 종교적 이유로 박해한 것은 실상은 상당히 근래의 현상이다. 예를 들어 힌두교나 이슬람이 지배적인 일부 지역에서 그런 일들이 있다.

사도 시대 이후로 처음으로 자신의 신앙 때문에 처형된 사람은 프리실리아누스인 것 같다. 그는 385년에 지금의 독일 땅인 트리어에서 다른 6명과 함께 목이 잘렸다. 그가 처형된 것은 다른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이단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스도인이 동료 그리스도인을 비정통성을 이유로 죽인 것은 이것이 처음으로 보인다.

프리실리아누스가 “순교”했다는 것은 별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성 암브로시오, 투르의 성 마르티노, 그리고 성 시리치오 교황은 그의 처형 명령은 종교 당국이 아니라 행정 당국이 내린 것이므로 그가 순교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종교적 견해를 이유로 (그리스도인이 다른) 그리스도인을 죽이는 데에 반대했지만, 그것이 이러한 주장에 가장 중요 이유는 아니었던 것 같다.

프리실리아누스의 사례를 기억해둘만 한데, 그의 종교적 견해 때문이 아니라 그가 그리스도인들의 손에 의해 종교적 박해를 받은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첫 번째 사례였기 때문이다. 그의 종교적 견해 자체는 분명히 이단적이었다. 종교재판, 13세기의 프랑스 알비파 이단을 겨냥한 십자군 전쟁, 고문, 화형, 그리고 유럽에서의 종교 전쟁들은 프리실리아누스 사건에서 시작된 일이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에 의한 종교적 박해는 동료 그리스도인들에 국한되지 않았다. 모스가 설명하듯이, “콘스탄티누스 황제 시절과 그 이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전에 자신들을 박해하던 이들에게 오랫동안 청해왔던 관용을 이교도들에게 베풀지 않았다. 그들은 이교도의 성지와 사원을 파괴했으며, 로마의 지방 지사들을 공격하거나 이교도의 종교시설을 부수러 몰려든 그리스도인 폭도들의 이야기가 놀랄 만큼 흔하다. 그리스도교가 합법화되면서, 그리스도인들은 핼 드레이크의 말을 빌리자면 양떼에서 사자 떼로 변했다.”

확실히 알 방법은 없지만, 나는 나 자신의 조상 중에는 세례를 받지 않으면 처형당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북유럽의 민족들이 믿던 신들은 순교를 권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내 가문에는 순교자가 없다.

유럽이 그리스도교화된 것은 “복음화된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종교적 박해라고 볼 만한 행위들에 크게 의존했다. 그 뒤에도 남미와 필리핀도 똑같은 불관용으로부터 “혜택을 입었”는데, 가톨릭이었다.

그리고 물론, 주변에 박해해야 할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에는 유대인들이 있었다. 유대인들은 강제 개종, 학살, 그리고 전반적인 종교적 불관용의 대상이었다. “그리스도교 세계”의 여러 곳에서는, 심지어 나치 시대 이후에도, 반유대주의가 편협한 신앙의 손쉬운 배출구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러면 우리는 지금 더 계몽된 시대에 살고 있는가? 별로 그렇지 않다. 우리가 과거의 그리스도인들이 보여준 불관용을 개탄할 수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집단 회심, 우리 마음의 전환을 진정으로 경험하지 못했다. 남을 박해하려는 경향은 우리 문화 속에 아주 깊이 뿌리박혀 있어서, 우리는 아직 완전히 그것을 뿌리 뽑지 못했다. 우리는 아직도 우리 생각에 종교적으로 “잘못된 편”에 서 있다고 보이는 사람들을 종교재판관, 즉 박해자의 면전에 보내고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65) 50주년을 맞아 되돌아보면, 그 공의회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신학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은 공의회 전에는 그들의 신학적 입장 때문에 침묵을 명령받거나 또는 박해를 받았던 사람들이었다.

올 4월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명확한 규정 없이 그저 “근본 여권주의”(radical feminism)이라고 비난당한 약 5만 명의 미국 수녀들에 대한 교의적 단죄가 옳다고 재확인했다.  솔직한 대화 대신에, 교회는 주교에 의한 (수녀들에 대한) 통제를 실시했다. 그 주교는 물론 남성이다.

아시아에서는 티사 발라수리야 신부, 앤서니 드 멜로 신부, 자크 뒤피 신부가 다들 모호한 이유로 교황청의 교의 수호자들에게 단죄를 받았는데, 그 이유들이란 솔직히 “우리가 말하는 것과 달리 말한다”는 것이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그리고 다른 교황청 부서들에서 일하는 종교재판관들의 주의를 끈 신학자같은 이들은 현대의 계몽된 정부라면 감히 자신의 국민들에게 들이대지 못할 대우를 받는다.

그리고 박해자들은 로마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교구, 모든 수도회, 모든 본당에는 “진리의 수호자”들이 있는데, 상당수는 자칭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신앙과 다른 신앙을 가졌다고 보이는 이들을 박해하고 비웃으며, 때로는 몰아내기도 한다.

우리의 교회는 순교자들의 교회다. 그러나 이들 순교자들은 교회를 위해서가 아니라 교회로부터 고통 받은 이들이 많았다.

우리가 더 이상 피를 보거나 사람을 화형대에 매달거나 하지 않는 것은 맞다. 하지만 프리실리아누스의 선례는 지금도 열린 마음과 진실한 대화보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권세를 휘두르는 것이 더 멋있어 보이는 자들이 (자기와 다른 자들의) 경력과 평판과 심지어는 신앙까지도 파괴하는 데서 여전히 재현되고 있다.

우리가 박해자인 우리 자신을 사면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성인들을 자랑할 때, 우리는 마땅히 우리의 죄를 부끄러워하며 머리를 숙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저 기분이 나쁜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우리들 안의 박해자들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 그들은 로마에 있을 수도 있고 여기에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그들이 저지를 죄를 들이대야 한다. 우리는 프리실리아누스의 일들이 계속 이어지게 놔두어서는 안 된다.

(윌리엄 그림 신부는 현재 <가톨릭뉴스> 발행인이며, 도쿄에서 일하고 있다.)

기사 원문: Preoccupied by persecution

By 가톨릭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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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사 내용중에 미사 시간이 잘못됐네요.. 미사시간은 오후 2시가 아니라 6시입니다....
    Said Stephen Yong Hun Yu on 2011-08-17 05:16:13
  2. 감동적인 구절이 있어 담아봅니다...".내 실수와 부족까지도 내 성장의 거름으로 사용하자"깊이 마음에 담고 실천하도록 노력 하겠읍니다.....
    Said su maeng on 2011-01-31 20:30:58
  3. 환경파괴를 막기위해 즉시 중단돼야합니다....
    Said 정인규 on 2010-11-28 17:26:25
  4. Fr Jack Trisolini,I remember so much, that you loved to all of foreigners Wo...
    Said 방 평화 신부 on 2010-11-24 09:09:35
  5. 덧글 감사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 연재가 한 번 더 남아 있습니다. 저희 홈피 ...
    Said cathnewskorea on 2010-11-09 06:39:35
  6. 감사한 말씀. 감사한 기사....
    Said Junsang You on 2010-11-08 15:41:27
  7. 안녕하세요. 덧글 감사합니다. 다른 의도는 없었구요, 단지 기사 내용이 인천교구와 관련 있어서 고른 것뿐입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라며, 앞으로는...
    Said cathnewskorea on 2010-09-24 13:36:42
  8. 왜 답동성당 사진을 이 기사에 넣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착각했어요. 등대의 집이 저 모양인가하고.. 교회에서 하는 일을 과대포장하는...
    Said Domine-j on 2010-09-21 08:29:37
  9. 좋은글 잘 앍었습니다,....
    Said Maryms on 2010-09-08 05:53:52
  10. 꼭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Said Maryms on 2010-09-03 04: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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